[미디어펜=성동규 기자]정창선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중흥토건이 지난해부터 내부 자금차입을 대폭 늘렸다. 주택시장 침체로 한동안 주춤했던 택지개발 사업에 재시동을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중흥토건은 중봉산업개발, 중흥건설산업, 나주관광개발, 순천에코밸리, 중흥주택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19차례에 걸쳐 자금을 장기차입했다. 자금차입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총 497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중흥건설과 중흥산업개발 등에서 총 17차례, 7691억원을 장기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2021년 한해 전체 차입금 2500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차입금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차입금이 늘면서 지난해 중흥토건의 부채비율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중흥토건의 부채비율은 103.88%로 전년 동기 51.22%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차입금이 점증하고 있어 부채비율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흥토건은 토지를 확보한 뒤 분양 수익이 들어오면 곧바로 부채를 상환하고 다음 사업을 위해 다시 토지를 확보하는 사업 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다 업계 평균으로 볼 때 부채비율이 높은 편도 아니다 보니 재무적인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중흥토건의 특수관계자들에 대한 높은 장기차입금 의존도는 역시 불안 요소다. 주력사업인 주택분양사업 차질로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기면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다.
중흥토건은 지난해부터 장기차입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택지를 매입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 자금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정비사업을 위해 필요한 사업경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흥토건은 "공공택지 개발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매출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이렇다 보니 용지에 대한 투자를 자금 집행의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택지 확보와 정비사업 수주 등에서 당장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선제적으로 실탄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차입 확대 과정에서도 부채비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