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배우 김태리가 드라마 '악귀' 종영 소감을 밝혔다.
30일 김태리는 소속사 매니지먼트 엠엠엠을 통해 전날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악귀' 종영 기념 일문일답을 전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다. 29일 방영된 12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 작품은 마지막회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30일 매니지먼트 엠엠엠은 김태리의 '악귀' 종영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사진=SBS 제공
[이하 김태리 '악귀' 종영 기념 일문일답 전문]
Q. 드라마 '악귀'를 마친 종영 소감은?
A.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마지막 방송으로 드라마가 끝이 났다. 가장 먼저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 제작진, 배우분들, 모든 스태프 한 분 한 분의 노력들에, 또 시청자분들의 큰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방영 전 콘텐츠 인터뷰에서 악귀를 보는 가장 재밌는 방법은 산영이, 해상이와 같은 걸음으로 함께 추리하며 보시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 정말로 기쁘다.
Q. 구산영과 악귀에 씐 구산영, 두 인물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각각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A. 가장 기본적으로는 대사와 상황들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대본에 이미 있는 설정들을 백분 활용하여 아주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고 대본 외적인 것들은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 만들어 나갔다. 연출적으로 두 인물의 다름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과 연기적으로 특별히 몇몇 장치들을 만들어낸 것 외에는 정말 인물들의 전사와 현재의 상황, 그들의 욕망에 집중했다. 산영의 경우, 2부에서 할머니인 석란의 죽음 이후 무의식 속의 어두운 부분과 동시에 살고 싶어 하는 진짜 자신을 모두 마주하게 되는데, 그 씬을 촬영한 이후부터는 인물에 대한 조금 더 깊이 있는 이해도가 생기고 연기의 실마리도 잡혔던 것 같다.
그런 반면에 향이도 전사를 지닌 똑같은 인간이지만 장르적 특성상 귀신의 역할(시청자분들이 놀라야 할 부분에서는 놀라게 하고, 기괴하게 느껴야 할 부분에서는 기괴하게 보이도록)도 수행해 줘야 했기에 어느 정도 연출적 혹은 연기적으로 갇혀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부분들이 향이를 찾아가는데 시간을 조금 걸리게 했다. 하지만 향이의 삶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되뇌며 이 아이의 입장에 서보려 노력했고 그렇게 촬영 중반부를 지나서는 산영이를 연기할 때보다 오히려 향이를 연기할 때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Q. 배우 김태리가 뽑은 드라마 '악귀' 속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A. 4부가 무서웠다. 대본도 다 알고 제가 연기도 했고, 분명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도 저는 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오는 건 정말 못 참았다. 그리고 또 기억에 강하게 남는 장면이 있는데, 7부에서 해상의 할아버지인 염승옥의 그림자가 서서히 악귀로 변화하는 장면도 소름 돋게 무서웠다.
Q. 드라마 '악귀'는 매회 수많은 추리들이 나왔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A. 꽤 초반에 향이와 산영이의 뒷짐진 모습을 캐치한 추리가 있었다. 그래서 악귀가 목단이가 아닐 거라는 추측이 기억에 남는다. 보고 감독님께 바로 스크린샷을 보내드리니 글 쓰신 분이 제작진 아니냐며 의심했던 후문이… 수많은 추리들이 있었다는 것 모두가 저희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라 생각돼 뿌듯하고 좋았다.
Q. 염해상 역을 맡았던 오정세 배우와 이홍새 역을 맡았던 홍경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A. 모든 배우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인물을 만난다. 그 방식의 다름 안에서 정말 많이 배웠고 또 같음 안에서는 공감하고 이해하며 연기의 시너지가 몇 배로 나지 않았었나 생각한다. 적어도 저는 너무나 큰 도움을 받았기에 두 분이 해상이가 되어주어 홍새가 돼줘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해상과 홍새 뿐 아니라 문춘과 경문 엄마 강모 아빠까지 함께 한 모든 배우분들이 제겐 크나큰 힘이 됐다. 분에 넘치게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이었다.
Q. 드라마 종국에서 구산영은 '그래… 살아보자…'라 말하며 끝을 맺는다. 그때 구산영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A. 산영이도 향이도 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산영이는 자신의 삶을 직시하지 못했고,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야 했던 자신과는 반대로 맹목적으로 열렬하게 살고 싶어 하는 향이와의 긴 싸움을 통해 나 자신을 위한 삶, 내가 선택하는 나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후시녹음을 하면서는 블랙아웃된 화면 속에서 그가 미소 짓고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시청자분들 각자가 느끼신 것이 납득 가는 답이기를 바랄 뿐이다.
Q. 구산영을 떠나보내며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산영아! 네가 끝내 행복했으면 좋겠어!
Q. 마지막으로 그동안 시청해 주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드라마의 시작부터 청춘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보편의 청춘은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나이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제각각의 모양을 지닌 청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빛나는 푸른 봄들께,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