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달 중순에 열릴 전망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송 정상화에 적임자라는 평이 높지만,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는 등 강력한 반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언론계에 오래 종사한, 그야말로 언론계의 중진으로서 대통령실 대변인, 또 홍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며 "언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네트워킹,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방송 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는게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후보자를 지명한 주된 이유다.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방송 통신 분야로는 '미디어의 공정성-공공성 확립 및 국민 신뢰 회복'이 가장 먼저 꼽힌다.
'글로벌 미디어 강국 실현', '국민과 동행하는 디지털미디어 세상' 또한 방송 통신 분야 국정과제다.
이 후보자를 지명한 윤 대통령의 복안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지난 28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글로벌 미디어 산업 환경이 아주 격변하고 있다"며 "그런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직책에 지명이 돼서 어깨가 무겁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지명받은 소감에서 강조한 것은 공정, 자유, 소통, 규제 혁신 등 미래지향적인 키워드다.
이 후보자는 브리핑에서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지금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언제까지 진영 논리의 이해와 충돌을 빚는 패러다임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며 "지금 세계 각국이 글로벌 미디어 전쟁이라고까지 얘기할 수 있는 치열한 환경 변화 속에서 그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 각축하고 있다, 미래의 일자리와 먹거리 창출도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역설했다.
과거 진영 논리를 벗어나 청년들의 일자리, 미래로 향하자는 지적이다.
또한 이 후보자는 "과감한 규제 혁신, 정책 지원을 통해서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 국제방송같이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거대 유통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KBS와 MBC 등 현 공영방송의 폐단을 바로잡고,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과거의 틀에 갇혀서 얽매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방향에서 저는 진보, 보수,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의 미래와 직결된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자에 대한 걸림돌은 민주당이 자처할 전망이다.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막겠다는게 야당의 반대 명분이다.
여야 합의가 끝나는대로 열릴 예정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에서 겨냥한 관전 포인트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우선 첫째, 이 후보자는 야권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탄압의 몸통'이라고 지난 몇달간 줄기차게 공격받아왔다.
두번째로는 당시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아들의 학교폭력 마무리 과정에서 빚어진 외부 압력 등 최근 몇달간 언론과 야당이 제기해온 의혹이다. 이 후보자가 직접 관여하고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행사한게 있는지 여부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국회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에 앉힐 수 있다.
인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능력이고 실적이다. 액션플랜과 성과도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수행할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청문회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