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메이저리그(MLB) 진출 3년차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기대 이상으로 '매우' 잘 하고 있다. 최근 활약만 보면 시즌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기록도 뒷받침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김하성 시대'라 할 만하다.
김하성은 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5타석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3득점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15호 홈런을 날리고, 4차례나 출루해 3차례 홈을 밟으며 샌디에이고의 11-1 대승을 앞장서 이끌었다.
김하성이 3일 콜로라도전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친 후 타티스 주니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김하성은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11경기 연속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리드오프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하성의 최근 활약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그에 대한 평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선수의 가치를 가장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정상급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이 4일 집계한 메이저리그 WAR 순위에서 김하성은 5.4점으로 3위에 랭크됐다. 투타 겸업으로 신기원을 이루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8.0으로 압도적 1위이고,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5.5로 2위다. 그 다음이 바로 김하성이다. 3일 아쿠나 주니어가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4득점 활약을 하기 전 집계 때는 김하성이 아쿠나 주니어와 동률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타니와 아쿠나 주니어는 이번 시즌 양대 리그 MVP를 사실상 예약한 선수들이다. 김하성이 이들 둘에 버금가는 WAR을 기록했다는 데서 현재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김하성은 타율이 0.284로 샌디에이고 팀내 1위다. 내셔널리그 8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19위다. OPS(출루율+장타율)도 김하성은 0.838로 리그 15위, 전체 27위에 올라 있다.
수비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지난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이탈 공백을 메우며 주전 유격수를 꿰차 골드글러브 후보에도 오른 김하성이다. 올 시즌엔 특급 유격수로 볼리는 잰더 보가츠의 입단으로 2루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격수, 3루수로도 이따금 기용되며 멀티 수비 능력도 과시하고 있다.
22개를 기록 중인 도루를 포함한 주루 능력, 파이팅 넘치는 허슬플레이는 덤이다.
전력질주로 득점을 올리고 세이프 제스처를 취하는 김하성. 김하성은 특유의 허슬플레이로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김하성의 나이 아직 만 27세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면서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보여줄 것도 무궁무진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 중 최고의 성적을 낸 추신수(현 SSG 랜더스)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샌디에이고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보가츠를 영입하면서 11년 2억8000만 달러(약 3640억원)에 계약했다. 보가츠는 올 시즌 타율 0.266에 11홈런, OPS 0.740을 기록하고 있다. 김하성보다 모든 면에서 뒤진다.
김하성이 지금과 같은 기량만 유지한다면 몸값이 얼마나 치솟을지 예측불허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4일 경기가 없어 김하성은 하루 휴식을 취했다. 54승 55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5일부터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 홈 4연전을 갖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