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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무서운 성장세…'초긴장' 한국 배터리 3사, 대응 전략은?

2023-08-09 15:21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중국 배터리 공룡 CATL이 비중국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K-배터리 지분을 잠식해가고 있다.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조만간 비중국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의 사용량은 약 143.1GWh로 작년 동기보다 56.0% 늘었다.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CATL은 비중국 세계 시장에서 38.9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차지,  27.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 CATL 독일 에르푸르트 공장 CATT./사진=CATL 제공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작년 동기보다 107.1%나 증가했다. 이에 점유율도 전년 동기 보다 6.7%포인트 상승한 27.2%를 기록하며 LG에너지솔루션에 이은 사용량 2위를 유지했다.

CATL의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점유율 차이가 8.4%포인트로 어느 정도 격차가 있었다면 올해 상반기는 불과 1.5%포인트 차이까지 좁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41.1GWh의 사용량을 차지하며 1위를 지켰으나 점유율은 전년 동기(29.9%)보다 1.2%포인트 소폭 하락한 28.7%였다.

이밖에 SK온이 11.1%로 4위, 삼성SDI가 8.7%로 5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상반기에 매출 1892억4604만 위안(약 33조8400억 원), 영업이익 253억5742만 위안(약 4조53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7.5%, 영업이익은 117.0% 급증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내심 놀라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와 방향이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중국 배터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비중국 시장에서도 세 자릿수의 폭발적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한다고 발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 쪽으로 판도가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중국 시장 제외)./자료=SNE리서치 제공


◇ 대응 절실한 한국 배터리 3사, 어떤 전략을?

향후 비중국 시장에서도 CATL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수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CATL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사용량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CATL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를 진행해 비용을 절감했다. 중국 내 풍부한 리튬을 값싸게 자급할 수 있다는 점도 특장점이다. 리튬은 배터리 핵심 광물 중 하나다.

과거에는 LFP배터리의 품질이 낮아 글로벌 차 브랜드와의 거래가 어려웠지만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는 품질향상을 이뤄낸 후로는 테슬라를 필두로 폭스바겐,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단점 중 하나인 차량가격을 LFP배터리로 낮출 수 있어, LFP배터리에 강점을 가진 CATL이 해외 시장에서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LFP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지만, 이미 CATL이 선점한 시장인 만큼 경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리튬 배터리 위주로 공장을 세운 만큼, LFP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규모의 경쟁에서 중국 업체에 밀릴 수밖에 없다. 고급 차량 부문에서는 성능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유리할 수 있지만,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기업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 이는 인프라 부족과 함께 내연기관차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기차의 가격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보다 시장을 넓히고 대중화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이 필요한 만큼, LFP배터리 탑재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시장 상황에 발맞춰 삼원계 리튬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한국의 배터리 3사도 LFP 대응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LFP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일부 업체도 있으며, 하이 망간 배터리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이망간 배터리는 삼원계 양극재인 NCM에서 코발트를 빼고 니켈의 함량을 줄이며 리튬, 망간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하이망간 배터리 가격이 LFP보다 다소 비쌀 것으로 예상되지만, 같은 용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더 적은 수의 하이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효율을 높일 수 있어 향후 하이망간 배터리가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에서도 LFP 제품을 앞설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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