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배신자'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 전 의원이 홍 시장을 향해 “자기가 필요하면 박근혜 (전)대통령, 친박에게 아부하다가 필요 없으면 갑자기 ‘춘향이인 줄 알았더니 향단이다’라고 박근혜 대통령 탈당시키려 했다”라고 비판하자 홍 시장이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더 이상 끌고 들어가지 말라"라고 불쾌감을 보이면서다.
홍 시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유 전 의원처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누구를 배신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라며 "나는 누구 밑에서 굽신대며 생존해온 계파정치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배신이란 단어는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전제로 한 용어"라며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각종 당내 선거에서 친박 대표로서 나섰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7.17./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런 유 전 의원이 탄핵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뒤에 칼을 꽂은 것은 배신자로 불려도 이상할 게 없다"라며 "그런데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만 같이 했을 뿐이지 아무런 개인적인 신뢰 관계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전 박 전 대통령이 궤멸시킨 한국 보수집단의 재건을 위해 당을 맡았다"라며 "그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탄핵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모든 책임을 내가 지고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또, "저의 '(박 전 대통령이) 춘향인줄 알았는데 향단이였다'는 비유도 어떻게 현직 대통령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한국 보수집단을 궤멸시킬 수 있었는지 무능을 질책한 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선을 하루 앞둔 4월19일 경기도민과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전 저와 형, 동생하던 MB도 재임 중 5년 동안 나를 견제하고 내쳤어도 MB가 곤경에 처했을 때마다 끝까지 의리를 지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일각에서 자신을 배신자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구형을 45년 해서 22년 징역형 살린 사람이다. 그렇게 해놓고 또 사면해 줬다"라며 "그런 식으로 따지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 부근에 윤핵관, 권성동, 장제원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전부 그때 배신한 사람들 드글드글 하다"라고 말했다.
유 전의원은 "홍준표 시장은 자기가 필요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들한테 아부하다가 필요 없으면 갑자기 '춘향인줄 알았더니 향단'이라고 하고 박근혜 대통령 탈당시키려 했다"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