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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증권계좌 임의개설, 의도적 보고 지연 및 은폐 없어"

2023-08-10 14:25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DGB대구은행 직원들이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무단으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이 문제를 파악했음에도 금감원에 사고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은 의도적으로 보고를 지연하거나 은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은행은 10일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임의 개설 혐의에 대한 입장'을 통해 사건의 의도적 보고 지연 및 은폐 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사진=대구은행 제공



대구은행은 10일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임의 개설 혐의에 대한 입장'을 통해 "본건과 관련한 민원 접수 후 금융소비자보호부에서 민원처리 중 불건전영업행위 의심사례를 발견했다"며 "본 내용을 검사부로 이첩했으며 즉시 검사부 자체 특별(테마)검사에 착수, 유사사례 전수조사 실시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 및 직원별 소명절차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건은 검사부 인지 후 바로 특별(테마)감사에 착수해 정상적인 내부통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며 "의도적 보고 지연 및 은폐 등은 전혀 없다"고 부연했다. 

또 "정도경영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향후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의 검사에 성실히 임하며 제도보완을 통해 유사사례 발생 방지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대구은행은 최근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 운영 중이다. 

금감원은 외부 제보 등을 통해 대구은행 영업점에서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추가 증권계좌를 개설했다는 내용을 파악했다.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하고,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 개설하는데 활용한 것이다.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추가 개설한 정황도 포착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지점 직원 수십명은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1000여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가령 고객에게 A증권사 위탁 계좌 개설 신청서를 받고, 같은 신청서를 복사해 '계좌 종류'만 다르게 표기하고 A증권사 해외선물계좌까지 개설하는 식이다. 

직원들은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에서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건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검사 결과 드러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대구은행이 본 건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고 전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인천 청라 하나금융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횡령 등의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리미흡, 내부에서 파악한 것이 있음에도 금융당국에 대한 보고가 늦었던 부분 등 여러 책임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책임을 물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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