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0일 여야 의원들 간 치열한 격론 끝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18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 다만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은 의결하지 못한 채 정회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후보자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과 자료 제출 요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논의했다. 하지만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을 앞두고 야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해 회의가 잠시 정해 됐다 속개하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양당간 합의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상정하자 일부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이 의사진행 발언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장 위원장이 의사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회의는 시작 40분 만에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장제원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항의하고 있다. 2023.8.10./사진=연합뉴스
야당은 회의 속개 후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장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의결 과정 속에서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의결 절차에 들어간 장제원 위원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드린다"라고 요청했다.
장 위원장은 "이의가 있다고 말한 걸 간과하고 의결한 거에 대해 제가 굉장히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이의가 있으시다면 충분히 발언권을 드리겠습니다만 그럼 우리가 상임위를 진행하면서 왜 간사끼리 합의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가 무슨 일방적으로 진행을 했다고 말하시면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어쨌든 앞으로 우리 과방위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야당에선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 후보자로서 적법한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법제처 유권 해석과 청문회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주장이다. 법제처 유권 해석 문제는 추후 양당 간사가 논의하기로 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 제10조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의 신분을 상실한 날부터 3년 이상이 지나야 방통위원장에 임명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 후보자는 인수위 고문을 맡았었고, 현직 대통령의 특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방통위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결격 조건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이 후보자 지명은 사실상 입법적 요소가 있기 떄문에 청문회 실시 자체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제원 위원장은 양당 간사 간 합의를 뒤집는 발언이라며 "그런걸 포함해서 청문회에서 다 질의하고 자료제출 하자는거 아니냐. 전제조건을 걸고 실시계획서를 채택하자고 하면 제가 어떻게 의결을 하느냐"라고 반박했다.
이에 조승래 민주당 간사는 "저도 이동관 후보자의 인수위 고문직이 방통위원장 후보자 자격과 관련해 해석이 필요하다고는 본다"라며 "다만 정필모 위원님도 여야 간사님의 합의에 대해서는 존중을 해 주시고, 개인의 소신은 충분히 회의 석상에서 기록을 남겼다고 보니까 그렇게 양해 주시는 걸로 의결했으면 한다"라고 중재에 나섰다.
또한 여야는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의 건도 의결했다. 장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 전까지 63개 기관에 대해 총 2144건의 자료 제출 요구가 접수됐다. 따라서 오는 15일 오전 10시까지 해당 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다.
증인·참고인 채택의 건은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상정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김승유 전 하나고 이사장을 비롯해 이 후보자의 아들 학폭 무마 의혹을 추궁할 관련자의 증인 채택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라며 이들을 모두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청문회 증인 채택에 대한 추가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