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사실상 전면 허용하기로 하면서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도 풀리게 됐다. 이에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커 중국 관광객이 끊김과 함께 타격을 입었던 뷰티, 여행 업계는 화색이 돌고 있다.
뷰티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면세 또는 명동 및 홍대 매장에 브랜드 제품을 준비하는 등 손님 맞이에 분주해졌다. 여행업계도 두 나라의 관광객 교류가 원활해짐에 따라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여행을 사실상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 뷰티·여행업계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탑승객들이 대기 줄을 길게 서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중국인의 단체여행이 가능해진 국가에는 한국·일본·미얀마·튀르키예·인도 등 아시아 12개국, 미국·멕시코 등 북중미 8개국,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6개국 등이다.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여 만에 자유화됐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진행에 따른 보복의 일환으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 이 조치 이후 여행사들의 단체 상품 판매가 일제히 중단되면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객은 끊겼다.
이에 면세 매출을 더불어 중국 의존도가 컸던 기존 뷰티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80%에 달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K-뷰티'의 선두 대형 뷰티업체의 타격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의 여파로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55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멀티브랜드숍 채널은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이 역시 면세 채널이 두 자릿수 매출 하락하며 부진했다.
LG생활건강 역시 국내 내수 채널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 회복 지연으로 지난 2분기 매출이 하락했다. 백화점, H&B 등 순수 국내 내수 채널 매출은 증가했지만 높은 기저 부담으로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으며 중국 매출은 한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했다.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업계는 중국어 홍보물을 준비하고 면세점과 제주 등 주요 매장에 중국어 상담원을 배치하는 등 중국인 손님 맞이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면세 채널, 명동 및 홍대 뷰티거리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과 유통 채널에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행업계에도 벌써부터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대사관은 전날 위챗 계정을 통해 한국에서 중국행 비자를 발급할 때 지문을 채취하던 절차를 상무(M)·여행(L)·친척방문(Q)·경유(G)·승무(C) 비자에 한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히며 두 나라간 교류가 더욱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상품 개발과 모객, 한국 여행사와의 일정 공유 등에 약 두 달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중추절 이후 단체 관광객 입국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과 한국 간 양방향 항공 노선 증대, 중국 2선 도시 등의 항공 노선 생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두 나라간 관계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되면 중국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한국을 찾는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본다"며 "여행 상품 판매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면세 매출 비중이 컸던 뷰티업계도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