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 국민의힘이 네 번째 청년 정책을 발표했다. '신혼부부주택자금특례대출' 소득 기준 금액을 상향하고, 부부당 한 명만 신청 가능했던 청약 기회도 부부 개별로 주어지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맞벌이 신혼부부도 특례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내년 4.10 총선을 7개월 여 앞두고 '2030 청년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혼 페널티 정상화'를 발표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가슴에 '국민주례자 김기현'이라고 쓰여진 명찰을 달고 넥타이 차림의 신랑과 흰 원피스, 화환에 부케를 든 신부의 주례를 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발표 자리에서 "청년 세대가 주택 문제 때문에 좌절하고, 결혼과 출산을 주저한다"라며 "신부와 신랑이 합쳐지면 오히려 (기준을 더) 깎는, (신혼부부) 가구 중심으로 입안하는 관행이 지속됐다. 그러다보니 혼인신고를 미뤄서 '위장 미혼'이라는 말이 있다"라고 결혼 페널티 정상화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석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결혼을 하게 되면 부부 합산 소득이 올라가면서 대출이 불가능해 지면서 결혼이 일종의 '페널티'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때문에 신혼부부가 아예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위장미혼이 단순하게 한두가지 문제 아니라 매우 복잡하게 연결돼있더라"라며 "맞벌이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평균소득이 늘어나는데 앞으로 부부 합산으로 통산 소득을 계산한다면 과연 혼인 신고를 할까 결혼하고 싶을까 이게 지금 우리가 당면한 숙제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출 연소득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청약 기회를 확대하겠다"라며 "인구절벽이 심각한 사회 문제라 해놓고 출산하면 장려금을 준다는데, 장려금 수준으로 문제 해결이 안 된다. 당장 근본적으로 주택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혼 보너스가 반드시 주어지도록 제도 전반을 고쳐야 한다. 지속적으로 일 년 내내 앞으로도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고, 결혼이 보너스가 되게 만드는 그날까지 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정부 입장보다 좀 더 확실하게 결혼이 보너스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신혼부부 대상 주택구입자금 대출 특례 상품의 연 소득 기준 상한을 8500만 원, 전세자금 대출 특례 상품의 연 소득 기준 상한을 7500만 원으로 각각 현재보다 1500만 원씩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안보다 소득 기준 등을 더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신혼부부가 정부의 특례 대출을 통해 저금리로 주택 구입자금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부부 합산 연 소득이 7000만 원이어야 한다. 이를 좀 더 상향하고 특례 전세자금 대출 소득 기준 역시 현재 신혼부부 기준 6000만 원보다 더 올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앞선 정부의 신혼부부 주택자금 특례 대출 기준 상향을 언급, "정부에서 가을에 구현해 나갈 계획인데, 김 대표는 그것보다 더 상향하겠다는 의지로 정책을 발표했다"며 "특위도 결혼하면 불이익이 생긴다는 인식 대신 결혼 페널티를 정상화해 결혼과 혼인신고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신혼부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 놓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지난 5월 1일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3건의 대책을 내놨다.
제 1호 정책은 토익 점수 유효 기간 연장(2년→5년), 2호 정책은 예비군 3권 보장(이동권·학습권·생활권), 3호 정책은 취업준비생이 기업에 제출했던 채용 서류 등 개인정보를 파기하도록 하고 파기 됐는지 의무적으로 알리는 '개인정보 알파고'(알림·파기·고지 의무 알림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