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2차전지 광풍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로 들썩이는 등 어지러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여름 코스닥 지수 중심의 강한 랠리가 이어졌지만 테마 중심의 시장이었던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 장세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을 제시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2차전지 광풍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로 들썩이는 등 어지러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물론 해외증시가 이달 들어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수익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1일 연중 고점(2668.21)을 찍으며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이후 약 열흘간 강한 조정과 약한 반등을 반복하며 26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닥도 900선은 유지하고 있으나 월초 950선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제법 강한 조정을 받고 있다.
국내 증시의 조정은 근본적으로 미국발 악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피치사의 미국 장기 신용등급 하향, 무디스의 미국 중소은행 10여곳 신용등급 하향, 국제유가 상승,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첨단산업 투자제한 행정명령 발표 등의 악재가 어지럽게 뒤엉키며 미 증시 3대 지수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 가장 강한 영향을 주는 나스닥 지수의 경우 이달 초 1만4300선 전후에서 시작했지만 현재 1만3600선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난달까지 ‘서머랠리’ 양상을 보이며 뜨겁게 달궈졌던 국내 증시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주제를 바꿔가며 공전하고 있다.
언뜻 증시가 상당히 뜨거워 보이는 이유는 수많은 ‘테마’들이 치고 빠지는 형식으로 증시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로 시작한 테마주 광풍은 상온 초전도체 → 제약‧바이오 → 중국 리오프닝 → 신규 상장주 등으로 빠르게 분산되며 수급 장세를 펼치고 있다.
집중해서 시장에 주목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테마가 바뀌기 때문에 한 번 흐름이 어긋나면 수익을 내기가 상당히 어려운 장세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내 증시는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지표 중 하나는 코스피‧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 8일 10조5283억원까지 상승해 연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일에도 10조5065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지난달 28일 이후부터 잔고가 10조원 미만으로 내려온 이후 하락 추세이긴 했지만 지난 10일 기준 9조8674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난이도가 높은 장세임에도 투자자들이 ‘빚투’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시장 전체의 리스크로 번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전문가들은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의 장세에 대해 “하반기 정책 장세가 시작될 수 있는 관문에서 저평가 수혜 업종에 대한 매집 최적기”라고 정리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고, 기대치가 이미 낮아져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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