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대의원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혁신안을 발표한 영향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악성 팬덤’ 등의 논란을 야기한 바 있는 개딸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부정적 시선이 뒤따라 단일대오에 균열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된다.
김은경 혁신위는 지난 10일 친명계를 지지하는 개딸의 주장이 대거 포함된 최종 혁신안을 발표하고 활동 조기종료를 선언했다. 혁신위가 노인 폄하 등 구설수에 휘말리자 혁신동력을 상실하기 전 혁신안을 졸속으로 발표한 것이다.
충분한 논의 없이 발표된 혁신안 탓에 당내에서는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 혁신위가 당이 처한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고, 당내 특정 세력을 대변하는 혁신안만을 투하하고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오른쪽)이 6월 2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혁신 기구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김상문 기자
혁신위가 발표한 혁신안에 따르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영향력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대신 개딸 및 권리당원들의 권한은 더욱 늘어난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명분 아래 친명계의 지지기반을 대폭 강화하는 셈이다.
더불어 혁신위는 다선 의원들을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용퇴’를 촉구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들이 다선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비명계 솎아내기’라는 반발이 예고된다.
또 혁신위는 대선 패배 책임에 대해서도 개딸의 주장을 대거 수용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책임론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정적 내용은 배제하고 비명계가 선거 과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담았다.
이에 혁신위의 혁신안에 개딸 또는 친명계를 위한 혁신안이라는 문제가 제기돼 단일대오에 균열의 조짐이 포착된다.
이상민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백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개딸들의 뜻과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해 반영하려고 했다. 개딸당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고 혁신안을 폄하했다.
그러면서 “지금 소위 개딸들의 일그러진 팬덤이 과다 대표 정도가 아니라 너무 왜곡돼 있고 어쩌면 폭력적인 이런 당내의 일그러진 정치행태 문화를 바로잡는 게 혁신의 1차적 대상”이라며 “그거는 놔두고 그들의 뜻을 받들어서 지금 개딸당을 지향을 했으니 당으로서는 정말 백해무익”이라며 개딸의 목소리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사당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