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관리 강화 기조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은 원인 중 하나로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로 꼽힌다. 정규직과 비교해 업무 지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탓에 상대적으로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실제로 숨을 거둔 근로자는 모두 비정규직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 10대 건설사조차 비정규직 인력을 더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산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 올해 3월 말 기준 직원 수를 공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총 7곳으로 정규직은 2만5567명, 비정규직은 1만2432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정규직(2만5107명)과 비정규직(1만626명)이 동반 증가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증가세가 더 컸다. 이에 따라 정규직 비율은 평균 70.26%에서 67.28%로 2.98%포인트 감소했다. 자연히 비정규직 비율은 29.74%에서 32.72%로 늘어났다.
건설사별로 보면 대우건설의 비정규직 직원이 1년 사이 33.14%에서 38.18%로 5.04%로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SK에코플랜트 4.32%(20.63%→24.95%), 삼성물산 4.24%(17.97%→22.21%) 등아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비율만 놓고 보면 포스코이앤씨가 41.46%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대우건설(38.18%), 현대건설(36.65%), 롯데건설(29.98%), GS건설(29.75%) 등도 직원 10명 중 3명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건설사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전년보다 늘었으나 SK에코플랜트만 유일하게 정규직이 줄고(2693명→2641명) 반대로 비정규직이 늘어(700명→878명) 나는 특이한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수주산업 특성상 하도급 구조를 띠고 있는 만큼 건설현장마다 비정규직 인력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는 해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처벌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00곳이 넘는 사업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 사망재해가 발생했다”면서 “그런데도 실제 기소된 건수는 21건에 불과하고 처벌은 더 적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이 애초 입법 취지에 맞게 시행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부가 사망 사고를 예방을 하고 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에 능동적인 주체로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