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순위 하락을 겪었지만 역대급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미소 짓고 있다. 플랜트 분야에서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린다는 목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33위로 전년(26위) 대비 7계단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3897억 원으로 전년(1조6796억 원) 대비 17.3% 감소했다.
특히 경영평가액이 지난해 9771억 원에서 올해 6975억 원으로 감소폭이 컸다. 공사실적평가액도 지난해 3257억 원에서 올해 2325억 원으로 930억 원가량 줄었다. 기술능력평가액은 올해 4482억 원으로 지난해(3604억 원)보다 상승했다.
전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하락했지만 산업환경설비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삼성엔지니어링 산업환경설비 기성액은 8조6351억 원으로 2위 두산에너빌리티(3조7318억 원)와 격차가 크다.
이러한 산업환경설비 분야 경쟁력은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4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5%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매출은 2조7859억 원, 순이익은 251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1.7%, 80.1% 늘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5조3193억 원, 영업이익 5698억 원, 순이익 4273억 원이다.
깜짝 실적 배경은 산업환경설비 분야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가져간 덕분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화, 자동화 등 EPC(설계 조달 공사) 수행혁신 적용과 수익성 중심 원가관리로 멕시코, 말레이시아, 중동 지역 주요 화공 현장 이익이 개선됐다”며 “산업환경 부문도 안정적 수익구조를 이어가면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곳간도 든든하게 채우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 수주 1조7164억 원, 상반기 누적 수주 3조8191억 원으로 약 17조3000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기본설계(FEED) to EPC’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한편 중동, 동남아 등 해외 화공 입찰에 지속 참여해 수주 성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소 등 지속가능 에너지 시장에도 참여해 사업 확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2024년 2분기 EPC 전환이 예상되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H2비스커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오만 등지에서 수전해, 탄소포집 등 총 4건 신사업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전해 뿐만 아니라 수소를 활용한 연료·원료를 생산하는 E-to-M(Electrons-to-Molecules) 사업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중동 등 지역에서 지속가능항공유(SAF), 블루 암모니아 등 프로젝트들을 논의 중이며 공개된 플래그십 프로젝트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규모는 크고 범위도 넓다”고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플랜트·산업환경 분야에서 안정적 기반을 바탕으로 수소 등 신사업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해 현재와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각오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프로젝트 관리와 내실 경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전사 혁신활동을 지속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수소·탄소중립 등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