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인 '올바로'를 운영하는 한국환경공단의 역할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 '올바로' 홈페이지 캡처.
15일 <미디어펜> 취재 결과 '올바로시스템'은 폐기물 정보 미입력·허위 기입 관리, 허용 보관량 관리 미흡 등 한계에 직면해 있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관할자는 폐기물 배출자와 운반자, 처리자로 나뉜다. 배출자는 폐기물을 배출하는 사람이고, 운반자와 처리자는 사업장 폐기물 운반 처리 허가증을 가지고 있어 폐기물을 이동·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다. 폐기물 배출자는 폐기물량에 상응하는 금액을 운반자에게 지불해야 하고 운반자는 현장정보를 올바로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폐기물 처리 금액을 덜 지불하기 위해 폐기물량을 속이는 경우, 배출자·운반자·처리자가 3자 간 위탁량을 상호 비교해 잘못된 수치를 시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가담해 인계·인수 내역을 허위 입력하고 부적정하게 처리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 놓은 격이다.
올바로시스템에 폐기물 정보를 입력하지 않을 경우 '폐기물관리법' 제27조제2항에 따른 영업정지 및 제68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이며, 허위입력 시 '폐기물관리법' 제68조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환경공단 측은 "상호 감시체제라 일방적으로 눈속임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관리감독을 해야 할 주체가 감시 대상에게 자율적으로 맡겨둔 채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을 지우기란 쉽지 않다.
올바로시스템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폐기물 허용 보관량 관리도 문제다.
올바로시스템은 인계서 기반 전자정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인계서를 쓰기 위한 기초 정보만 입력하면 된다. 이 중 보관량은 필수 입력 사항이 아니다.
즉, 보관량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허용 보관량이 넘어도 이를 알 수 없다. 이러한 시스템의 한계로 정기조사나 전수조사를 제외한 평소에는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실제로 환경부 중앙환경단속반과 지방환경청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체 시멘트 업체 10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폐기물 허용 보관량을 초과하거나 관리 대장을 부실하게 작성하는 등 6곳 업체에서 위반사항 총 14건이 적발돼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이 같은 허용 보관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지난 2019년 4월 허용 보관량 3배 이상 초과 시 감독기관에 알림이 가는 '자동 경보 시스템' 등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4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건 애초에 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환경공단은 "허용 보관량에 대해 별다른 모니터링을 하고 있진 않지만, 정확한 값은 아니어도 시스템에 입력된 것 한해서는 보고 있다"며 "이는 지도점검 시 지참하는 등 참고용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용 보관량을 넘는 건 불법이고, 사회적 요구가 많기 때문에 보관량도 입력받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공단은 기존 위탁량에 위치정보와 영상정보 등 현장정보가 추가된 폐기물 처리 현장 정보 시스템을 올해 중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6년까지 차세대 올바로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 예산 확보까지 완료됐으며, 내년부터 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등 실질적인 구축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