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국기자협회는 18일 "광고주협회와 인터넷기업협회가 장악한 인터넷신문위원회는 기구의 설립 취지나 정체성에 맞지 않다"며 인터넷신문위원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 기념식에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기자협회 제공
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인터넷신문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신문윤리위원회에서 기성 언론들의 기사를 광고주와 기업들이 심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언론자유 침해는 불 보듯 자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인터넷신문위원회 임시총회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광고주협회 그리고 인터넷포털 네이버·다음 등이 회원사인 인터넷기업협회(주주 3단체)는 가나다 순으로 임기 3년 단임으로 인터넷신문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임기제가 통과됐다.
협회는 "인터넷신문위원회는 864개 인터넷 언론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인터넷신문 자율심의기구로 그동안 그 취지에 맞게 인터넷신문협회의 추천 인사가 위원장을 맡아 왔다"면서 "이같은 기구에 광고주협회와 인터넷기업협회가 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협회는 "언론진흥재단이 인터넷신문위원회에 한 해 7억 여원이 넘는 언론진흥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언론 스스로 자율적인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고 공적 책임을 실현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함이다"며 "광고주와 포털기업에게 언론자유 침해 수단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고주협회와 인터넷기업협회가 장악한 인터넷신문위원회는 기구의 설립 취지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건강한 언론 생태계 발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에 한국기자협회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덧붙였다.
협회는 "'세계 언론자유의 날'인 지난 5월 3일,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3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47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것으로 국경없는기자회는 그 이유 중 하나로 기업과의 이해관계를 들었다"면서 "이번 인터넷신문위원회의 사태가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를 더 떨어뜨리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한국기자협회에는 건강한 다수의 인터넷 언론사도 회원사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 인터넷 언론사들이 광고주와 포털기업에 예속될 수 있다는 현실에 우리는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인터넷신문위원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