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기존 여성 소비자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던 패션 뷰티업계가 남성 라인을 확대하며 다양한 소비자들을 포섭하려 하고 있다. 패션, 뷰티에 관심을 갖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남성 라인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한 백화점 패션 매장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1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이 최근 3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리브영을 처음 이용하는 고객 중 남성의 비중이 1.5배로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리브영 회원 가입자 기준으로 첫 구매고객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1년보다 1.5배 증가한 30%를 보였다. 남성 고객이 구입하는 상품 카테고리도 기존 스킨케어, 면도 관련 용품 중심에서 트러블 관리용 스킨케어 상품이나 톤업 선크림, 컬러 립밤, 헤어 트리트먼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 남성일수록 본인이 직접 제품을 비교하고 구입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말까지 판매된 올리브영 맨즈케어(남성용 화장품 및 미용제품) 상품 중 남성 회원이 직접 구매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남성 화장품시장 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 규모는 2022년보다 4% 가까이 증가한 약 1조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남성 화장품 수요는 팬데믹 기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 3년간 연 3%대 성장률을 보여왔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을 이용하는 20·30대 남성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이면 깔끔한 피부 표현과 향기, 헤어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사용 후기를 기반으로 남성 소비자의 수요가 높은 상품을 지속 발굴하고 맨즈케어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션업계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여성 라인을 다루던 업체들이 남성 라인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무신사의 셀렉트숍 29CM는 오는 10월 8일까지 두 달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구성수(29CM SEONGSU)'에서 남성 패션 팝업 전시를 운영한다. 기존 여성 라인을 주로 선보이던 29CM가 남성 패션을 주제로 팝업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팝업 전시의 주제는 '맨즈포뮬라(THE MEN'S FORMULA)'로 정했다. 수학 공식처럼 나만의 패션 아이템을 더하고 빼는 연산 과정을 통해 원하는 모습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매장은 8월 12일부터 9월 10일까지, 9월 15일부터 10월 8일까지 1~2차 전시로 나눠서 운영한다. 전시 콘셉트는 '헤리티지&클래식(Heritage&Classic)',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등 차수별로 다르게 정했다. 이 기간 이구성수에 방문한 고객은 29CM가 남성패션,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큐레이션한 23개 브랜드의 470개 상품을 직접 착용해 보고 구입할 수 있다.
1차 전시인 '헤리티지&클래식' 기간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흔들림없는 멋과 우아함을 갖춘 남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16개를 소개한다. 29CM가 지난 4월부터 유튜브 채널 '풋티지 브라더스(FOOTAGE BROTHERS)'와 협업한 남성 패션 콘텐츠 '맨포인트레슨'에서 다뤄온 브랜드 위주로 엄선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1층 쇼룸은 사무 공간을 연상하는 오피스 분위기로 연출했다. 데밀, 러프사이드, 리넥츠, 부기홀리데이, 이스트로그, 이스트로그 퍼머넌트, 포터리 등 인기 입점 브랜드의 상품 18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2층 쇼룸은 강남구 신사동에 본점이 위치해 있는 국내 유명 편집숍 '프레이트(FR8IGHT)'가 전개하는 인기 하이엔드 브랜드 9종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남현수 29CM 공간경험 팀장은 "29CM의 주요 고객인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2539세대 남성을 메인 타깃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29CM가 제안하는 남성 패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브랜딩과 세일즈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