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올해 하반기 일본경제는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1%대 초반들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정책 전환을 성급하게 했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일본은행은 상당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 전경./사진=일본은행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2023년 하반기 일본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전망기관들은 일본 경제성장률이 올해 중 1% 초중반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분기별로는 매 분기 0.3% 수준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은 다만 "향후 성장경로에는 세계경제 성장세 약화와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 등의 하방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 민간소비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설비투자도 증가하겠으나, 수출은 재화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소비의 경우 서비스 부문 펜트업 수요 지속과 임금상승 등으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과거 연기된 투자계획 실행과 탈탄소·디지털화 투자 수요 확대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서비스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수 회복, 관광 소비 증가로 증가세가 이어지겠으나, 재화 수출은 세계 경제 성장세 약화 등으로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수입물가 하락, 전년 물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형 전력사 전기요금 인상과 정부의 휘발유 보조금 지급 및 가정용 전기·가스요금 지원 종료 등이 물가 오름세의 둔화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민간기관들은 하반기중 분기별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경로를 3분기 2.8%, 4분기 2.3%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일본의 향후 물가경로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면서 "기업의 가격설정 형태변화, 임금상승세 지속 가능성 등이 상방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으며,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는 소비둔화를 통해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일본은행은 정책전환을 성급하게 했을 때 부작용에 대해 경계하는 한편 임금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완화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채권시장 왜곡 등의 YCC정책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이후 장기금리의 변동폭을 확대하는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선 통화정책 기조변화 여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일본은행은 이와 같은 통화정책 수정이 통화정책 기조변화가 아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은은 "일본은행은 과거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한 이후 디플레이션 탈출에 실패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정책기조 전환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면서 "엔화약세, 금융기관의 금융중개기능 약화, 일본은행의 국채매입 부담 등 완화정책의 부작용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점도 완화정책의 지속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일본은행의 본격적인 정책기조 전환은 대체로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임금협상 결과를 통해 임금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의 목표치 안착을 확인하고, 완화정책 리뷰가 완료한 후 정책기조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함에 따라 현재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YCC 변동폭 확대 및 목표금리 단기화 등 일부 정책에 대해 수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