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발표 이후 전관업체와도 계약 취소…648억 규모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철근 누락'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설계·감리 등 이미 체결을 마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총 648억 원 규모로 앞서 용역계약 체결 절차를 전면 중단한 데 이은 추가조치다. 

LH는 20일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LH는 용역 업체와의 통화 및 임원 확인서를 통해 전관 업체와의 계약을 확인했다. LH 아파트 단지 철근 누락 사실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전관 업체가 참여해 체결한 설계 공모는 10건(561억 원), 감리 용역은 1건(87억 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모두 합쳐 648억 원이다. 

LH는 이들 계약을 모두 취소하지만 전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와의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31일 이후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한 설계(11건)·감리(12건) 등 용역 23건(892억 원)에 대해선 후속 절차를 중단한다. 

LH는 계약을 취소한 용역과 향후 발주할 용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계약·심사 관련 내규를 신속히 개정해 전관 업체 입찰을 배제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설계·감리 용역 업체 선정 때는 LH 퇴직자 명단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퇴직자가 없는 업체에는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국토부와 LH는 이날 회의에서 'LH 전관 카르텔 철폐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혔다.

우선 LH가 전수조사를 통해 퇴직자와 전관업체 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5년 내 LH와 설계·감리 계약을 체결한 적이있는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토대로 DB를 먼저 마련한다. 향후 진행되는 설계·감리 참여자에 대한 DB도 수시로 갱신하기로 했다. 

취업심사제도 동시에 강화한다. 현재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취업심사 대상자를 임원에서 2급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취업제한 대상기업이 자본금 10억 원 및 매출액 100억 원 이상으로 한정돼 심사대상에 포함되는 퇴직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인사혁신처와 협의를 통해 취업제한 대상기업을 확대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 실효성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