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한경협 본연의 역할인 시장경제 창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4대 그룹 재가입 여부에 관심이 쏠려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시장경제 창달’이라는 과업을 달성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사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통해 기관 명칭을 ‘한경협’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한경협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경협’은 지난 1961년 전경련 전신으로 설립된 경제단체의 이름이었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을 비롯해 기업인 13명으로 출범했던 1기 한경협은 지난 1968년 회원사가 전국 각지 160여 개 기업으로 늘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전경련은 새로 출범하는 전경련의 후신이 다시 한경협이라는 이름을 갖는 것에 대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55년 만에 ‘한경협’이라는 이름을 되찾게 되면서 ‘재계의 맏형’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탈퇴했던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의 재가입입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재가입 여부가 결정되면 나머지 그룹들의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이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함은 물론이고, ‘정경유착’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기민함을 보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모든 활동의 기반이 되는 ‘자유시장경제’ 창달이라는 과업을 완수해야 한다. 이는 전경련의 전신인 한경협이 탄생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기도 하다.
1961년 한경협 회장 자리에 오른 이병철 회장은 정부와 “기업인의 ‘정경협력’을 위해 개개인의 창의와 자율성이 최대한으로 보장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정부 개발 5개년 수행에 중요한 추진력이 될 기업인들의 활발하고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이병철 회장의 노력은 자유시장경제 창달에 앞장서는 동시에 전 세계 경제인들과 협력해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전경련 역할의 자양분이 됐다. 때문에 한경협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자유시장경제를 창달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는 것 역시 한경협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그동안 여러 기관들을 대상으로 ‘시장경제’ 교육을 진행하며 반기업 풍토를 해소하는 데 앞장섰지만,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모든 활동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때문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장경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병철 회장 역시 한경협 회장직을 수행하며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병철 회장은 “기업인을 죄인 취급하거나 기업의 성장을 죄악시하는 사회풍조 시정에 노력하고, 기업의 성장이 곧 국리민복의 증진과 국민경제의 부흥촉진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계몽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 관계자는 “한경협의 위상 회복과 관련해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나 회장 선임 등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한경협이 시장경제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시금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