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하는 것을 보류토록 지시한 것이 윗선의 외압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이첩 보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명’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현안질의를 했다. 특히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수사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한 것에 대해 외압이냐 항명이냐를 두고 논쟁을 펼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수사보고에 대한 결재를 해병대 사령관도, 해군참모총장도, 국방부 장관도 했다. 여러 문제를 논의해 보고 그럼에도 이 결론을 승인해야겠다고 생각해 결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8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국방부가 이미 결재된 수사보고서를 뒤늦게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수차례 지시한 것에 대해 "호떡집에 불난 장면이 떠오른다"라며 "뭐가 그렇게 다급했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장관이 결재한 수사보고서를 곧이어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한 것은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다.
이에 같은 당 송옥주 의원도 "장관이 결재하는 건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것인데 결재를 하고 어디서 외압을 받아서 번복하신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안규백 의원도 "장관이 서류에 결재한 것은 보고 내용에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이은 외압 의혹에 대해 이종섭 국방장관은 "외압은 없었다"면서 “당일 해병대 수사단 차원의 조사라는 점을 고려해 보고서를 결재했고, 다음 날 보고 간 제기된 의견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첩 보류) 지시는 해병대 사령관과 부사령관을 통해 명확히 하달되었다”면서 “장관을 포함해 그 누구도 특정인을 제외하라거나, 특정인들만 포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고, 해병대 사령관이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수사단장에게 명확하게 지시했다”면서 박 전 수사단장에 ‘항명’ 혐의가 적용된 것은 정당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