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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4개월 기다림 끝에 주어진 단 2개월…완벽 부활로 MLB 현역 연장 희망

2023-08-22 11:17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팔꿈치 수술을 받고 14개월의 공백을 가졌던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오랜 재활을 견뎌내고 메이저리그(MLB) 마운드로 복귀는 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개월이었다. 재기 가능성이 낮아 보였지만 '코리안 몬스터'는 완벽하게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MLB에서 현역 연장은 물론 또 한 번 좋은 조건으로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투구수 83개)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무자책점) 호투로 토론토의 10-3 완승을 이끌어냈다.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앞선 등판이었던 14일 시카고 컵스전(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 무자책점)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류현진이 부상에서 복귀한 후 연이은 호투로 부활을 알렸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그러자 류현진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토론토는 신시내티전 후 구단 공식 SNS에 한글로 "류현진 폼 미쳤다"는 메시지로 류현진의 부활을 반겼다. 현지 언론이나 팬들의 류현진에 대한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재활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수술을 받자 류현진의 재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1년 2개월의 공백기를 거쳐 류현진은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복귀 등판을 했다. 볼티모어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동안 홈런 1개 포함 9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부상 재발 우려를 덜어낸 것은 다행이었지만 구위나 제구력, 구속 등이 모두 이전만 못해 역시 부활은 어렵겠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적응하는 데는 한 경기로 족했다. 복귀 두번째 등판이었던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안정된 피칭을 했다. 강습 타구에 무릎 안쪽을 맞고 쓰러져 4회까지밖에 못 던지고 물러났지만 부활 가능성을 알리기에 충분한 호투를 했다.

그리고 이후 두 경기에서는 연속 5이닝 무자책점 피칭을 하고 2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단순히 승리를 따낸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구속은 부상 이전에 비해 떨어졌지만 칼날같은 제구력이 살아났고, 타자와 수싸움, 위기관리 능력 등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신시내티전에서는 7개의 삼진을 솎아내 복귀 후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투구 내용이 빛났다. 클리블랜드전부터 14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1점대(1.89)로 낮췄다.   

복귀한 류현진에게는 약 2개월의 시간만 주어졌다. 10월 초면 정규시즌이 끝난다. 토론토와 4년 계약 마지막 해다. 시즌 종료까지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 내년이면 37세가 되고, 팔꿈치 수술까지 받았는데 성적도 내지 못한다면 FA가 되는 류현진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은퇴를 하든, KBO 리그로 돌아오든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류현진은 보란 듯이 부활의 역투를 펼치고 있다. 아직 최고 5이닝밖에 못 던졌고, 느려진 구속으로도 계속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14개월 공백을 감안하면 '폼 미쳤다'는 찬사가 따라붙을 만하다.

주어진 2개월 중 절반 가까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류현진은 토론토 마운드의 '희망'이 됐다. 토론토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3위에 머물러 있지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 4위지만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3위 시애틀에 불과 0.5게임 차 뒤져 있다. 2위 휴스턴과 승차도 1게임밖에 안된다. 남은 시즌 와일드카드 3위 이내에 들어 가을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류현진의 복귀와 부활은 토론토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류현진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해내거나 가을야구에서 위력적인 피칭을 한다면 시즌 후 FA가 됐을 때 평가와 가치는 또 달라져 있을 것이다. 

류현진은 4년 전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의 FA 계약을 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와 수술 경력 등으로 인해 이번에는 장기계약이나 많은 연봉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1~2년 계약에 쏠쏠한 대우를 받으며 FA 계약을 할 가능성은 있다. 모두 류현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꽃길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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