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특히나 ‘핵심지’를 잇는 교통 호재를 품은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 호재 덕에 위기에도 가격 방어가 가능하고 호황기 때는 가파르게 집값이 상승하는 등의 장점이 있어서다.
부동산인포는 올해 하반기 분양시장 흥행 키워드로 'EX100'을 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Express 100km'의 줄임 말로 시간당 100km 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고속철도를 의미한다. 월곶~판교선, 신안산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대표적이다.
고속철을 일상적으로 집 근처에서 이용하게 되면 사람들의 생활반경이 획기적으로 넓어짐에 따라 생활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에서 서울로의 출퇴근이 쉬워지면서 거주지의 제한이 상대적으로 덜해지는 덕분이다.
우선 월곶~판교선(약 34km)의 경우 인천 송도역와 시흥 월곶, 성남 판교를 연결한다. 오는 2025년 월곶∼판교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시속 250km로 달릴 수 있는 한국형 준고속열차(EMU, Electric Multiple Unit)가 해당 노선을 운행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은 송도역, 광명역, 인덕원역, 판교역에서 수도권 주요 철도 노선을 갈아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신안산선도 시간당 최대 110㎞로 달려 경기 서남권 교통 인프라를 바꿀 대형 호재다. 안산(한양대역)~시흥~광명~서울 여의도(약 44㎞)를 잇는다.
여의도~광명역까지는 단일 노선이지만, 광명역에서 시흥시청을 잇는 구간과 목감~한양대를 잇는 구간이 '시옷(ㅅ)'자로 갈린다. 향후 여의도에서 공덕~서울역 연장도 계획되어 있다.
GTX도 단연 '핫' 하다. GTX-A노선 기준 영업 최고 속도는 180km/h에 달할 전망이다. 파주 운정역과 화성 동탄역을 연결하는 GTX-A 노선은 내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이 먼저 개통하고, 이어 하반기 운정~서울역 구간이 뚫릴 예정이다.
관심이 높은 노선이라 국토부는 이달까지 노선명도 공모 중이다.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은 내년 상반기 착공 준비 중이며, GTX-C는 민간투자사업심의위를 통과해 사업이 순항 중이다. 김포 장기역에서 시작하는 GTX-D노선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한다.
상황이 이렇자 EX100 주변 아파트도 주목 받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월판선(예정) 송도역이 도보권인 '송도럭키'와 '현대4차' 아파트는 올해만 각각 38건, 25건이 거래됐다. '송도역 경남아너스빌', '서해그랑블 더파크' 등 인근에서 분양한 3개 단지도 모두 계약을 마쳤다.
신안산선 시흥시청역 부근의 '시흥장현 제일풍경채 센텀'도 전용 84㎡ 타입이 올 1월 5억90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7월 7억3800만원을 찍었다.
GTX 호재는 청약 열기도 달구고 있다. 지난 7월 분양에 나선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1순위에 2만여 건, 앞서 6월에 나온 파주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4만여 건의 청약이 쏟아지며 단기간 100% 계약을 마쳤다.
하반기 이들 ‘EX100’ 수혜 지역 일대에 아파트 공급도 앞둬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GS건설은 내달 안양 일대에서 '안양자이 더 포레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483가구 중 전용면적 49~73㎡ 212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월판선 만안역(가칭)과 지하철 1호선 관악역이 도보 거리다. KTX광명역은 차로 약 7분 거리다. 광명역에는 신안산선도 뚫릴 예정이다.
인천 연수구에서 삼성물산이 분양 예정인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도 월판선이 정차 예정인 송도역이 도보 거리다. 송도역에는 인천발KTX도 정차 예정이다. 전용면적 59~101㎡ 총 2549가구 대단지다.
시흥에 들어서는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목감역'은 도보 약 10분 거리에 신안산선 목감역이 위치한다. 전용면적 56~71㎡ 145가구로 선시공 방식으로 들어선다.
GTX 인근 분양 단지도 시선을 끈다. A·C노선이 모두 정차하는 삼성역 인근에서는 ‘디에이치 에델루이’가 나온다. 강남구 일대에 들어서며 총 282가구 중 70여 가구가. B·C노선 환승역인 청량리역 주변에는 동대문구 이문3구역에서 4321가구가 각각 분양 예정이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대방산업개발이 C18블록에서 총 464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A노선이 정차 예정인 동탄역이 가깝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이들 노선 외에는 고속철이 지나는 곳이 당장 없어 수도권에 대기 중인 교통 호재 중 파급력이 가장 크다"며 "철도망 구축은 워낙 어렵다 보니 철도가 뚫릴 곳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역에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