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8개월 앞 내년 4.10 총선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가 조금 시끄럽다. '수도권 총선 위기론'에 대한 당 내 우려 목소리에 당 사무총장을 맡은 이철규 의원이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고 경고하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인천 미추홀구을에 지역구를 둔 4선 윤상현 의원은 계속해서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하며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10일 KBS '더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개가 있다.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라고 지도부를 정면 겨냥했다.
이에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라고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에 윤 의원은 전날(21일) YTN 라디오에 출연,"(사무총장이) 공천을 연상시키는 '승선시킬 수 없다'는 발언도 적절하지 않다"라고 기싸움을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월 21일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윤 의원은 "당이라는 배가 침몰하면 가장 먼저 죽는 건 영남권, 강원도 의원들이 아니라 솔직히 저 같은 수도권 의원인데 어떻게 배를 침몰시키길 원하나"라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22일 오전에도 BBS 라디오에 출연, "(이 사무총장이) 물론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본다.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수용을 하는 것이 건전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이 의원은 "지난번 의총에서 한 발언은 일부분 왜곡된 게 있다"라며 "'승선 못 한다'가 아니라 '같이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 이런 얘기"라고 해명했다.
분당이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당 지도부의 수도권 총선 전략 부재를 지적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KBS 라디오에서 "심각한 위기"라며 "지금까지 경험해 보면 (인재 영입에)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며 "(당에서) 당장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이재명 비리에만 기대어 총선 준비가 되겠나. 타깃이 소멸되면 무슨 대책이 있나"라며 "정권교체 덕은 지난 지방선거 때 특수를 다 누렸는데 별다른 준비도 없이 인재 고갈이 된 수도권 대책은 있나. 대통령 지지율에만 기대어 편승하려고 하는 것은 선거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당 내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내년 총선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들과 대적할만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미래통합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참패해 수도권 121석 중 18석밖에 가져오지 못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03석을 가져오면서 수도권에서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계속되는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어차피 내년 총선은 수도권에서 결판 난다고 봐야 하는데, 민주당과 경쟁할만한 인물이 수도권에 남아 있지 않다"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장으로 많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내부 비판을 차단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인재 영입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며 "몇 안되는 수도권 의원들과 수도권 원 외 당협위원장들의 목소리를 듣고 수도권 총선 승리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