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교보증권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조기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역시 최근 본사 사옥 매각을 결행하며 종투사 조건충족에 나선 바 있어 업계 판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이 종투사 인가 도전장을 던지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회사 측은 종투사 인가 ‘조기추진’을 목적으로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이다. 발행가액 5070원에 보통주 4930만9665주를 발행한다. 회사 측은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우량·고수익 투자은행(IB) 사업 진출과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디지털 금융 기반 신사업 확장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2020년 6월 2000억원을 조달한 이후 3년 만에 결행됐다. 이번 유증으로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2분기 기준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할 전망이다. 자본 건전성 판단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 역시 717.1%→902.4%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의 이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종투사 지정을 시야에 넣고 결행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종투사 인가의 전제조건은 ‘자기자본 3조원’이므로 아직은 갈 길이 남아있다. 다만 이번 유증으로 종투사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데 다수 견해가 일치한다.
국내 업계에서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KB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총 9곳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추가 인가 등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사들보다 중소형사들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일례로 대신증권은 지난 달 종투사 조건 충족을 위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 매각을 결정하며 업계 화제를 만들었다. 교보증권 역시 여기에 ‘참전’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9개 종투사들에게 외화 일반환전 업무를 허용하는 등 종투사가 ‘업계 선두권’의 새로운 지표가 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여건이 가능한 회사들은 우선 조건 충족부터 해두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