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30일 일본이 방류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명칭을 '오염 처리수'로 공식화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김기현 당 대표는 명칭 변경이 당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핵 폐수'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 올렸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염된 걸 처리해서 방류하는 거니까 이제 오염 처리수라고 불러야 한다"라며 "(명칭을) 공식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원래 그렇게 불렀어야 되는 건데 그동안 용어를 가지고 국민적 감정이 있고, 여러가지 여론이 있어 조심했었다"라며 "이제는 그렇게 (오염 처리수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나. 그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공식 용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8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논평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도 이날 오전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한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수협중앙회-급식업체간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오염수 명칭을 '처리수'로 바꾸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성일종 TF위원장은 "(야당이) 정치 공세를 위해 오염수, 핵폐수라 부르는데 핵폐수라 불렀을 때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어떻겠나"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성 위원장은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염된 물이 처리된 거니까 오염 처리수가 맞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나 당 차원 용어를 정리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위원장인 내가 썼으니까 이미 우리는 공식화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현장정책회의 이후 '오염수 명칭 변경이 당 공식 입장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 공식 입장을 정하고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이제 실제 배출되는 게 오염수 처리 후 나오는 거라 그런 의미를 반영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라며 "국제적으로도 튀르키에도 처리수라고 표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제반 사항들을 고려하면 될 거 같은데 용어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고 중요한 건 실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염수 방류가 아니라 과학적 기준에 의해 처리된 오염수가 방류되는 것"이라며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에서 처리된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오염수를 방류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오염수 방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부르는 게 맞다"며 "(오염수라는 용어를) 시급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핵 폐수 테러'라고 강력 반발하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인류 공동의 우물인 바다에 핵 쓰레기 버린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오염수 투기는 전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범죄 행위다. 전범국가 일본이 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경 문제를 일으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의원은 "일본의 핵 폐수 테러에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방류 계획이 과학적이라며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안전성을 우려하는 국민은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고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