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20일을 끝으로 지난 6주간의 야간경마가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1일 밝혔다. 야간경마 기간 동안 렛츠런파크 서울·부경·제주는 합계 총 17일, 274개의 경주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야간경마는 경마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무더위로부터 경주마와 기수 등 경마 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매년 여름 시행되고 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엔 오후 9시까지 경마 경기가 이어졌고, 경마팬들은 조명으로 반짝이는 주로에서 펼쳐지는 이색경주를 즐길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열린 크고 작은 이벤트들은 연인, 친구, 가족 등 렛츠런파크 방문객들의 흥미와 무더위를 사로잡았다. 6주간 경주로에서 펼쳐진 각본 없는 드라마, 야간경마 이모저모를 돌이켜본다.
한여름 밤의 질주, 야간경마 하이라이트... 역대 두 번째 암말 삼관마 탄생
야간경마 기간 경마팬들이 가장 주목했던 경주는 무엇일까. 바로 야간경마 시행 첫 주와 두 번째 주에 열린 ‘경기도지사배(G3)’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2)’라고 할 수 있다.
7월 15일(토)에는 국산 3세 최고 암말을 가리는 ‘트리플티아라’시리즈의 마지막 3관문, ‘경기도지사배’가 열렸다. 부경의 ‘즐거운여정’이 ‘트리플티아라’시리즈의 1, 2관문을 연이어 우승하며 역대 두 번째 암말 삼관마 탄생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큰 상황이었다. ‘즐거운여정’은 첫 원정 경주였음에도 불구하고, 짜릿한 막판 추입으로 3관문까지 거머쥐며 2022년 ‘골든파워’에 이어 두 번째로 트리플티아라 시리즈를 모두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암수 통합 국산 최강 3세마를 선발하는 ‘트리플크라운’의 3관문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도 진기록이 세워졌다. 이미 2관문 ‘코리안더비(G1)’를 우승하며 한국경마 최초의 ‘더비걸’이 된 김혜선 기수가 7월 22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 다시 한 번 ‘글로벌히트’와 출전했다. 서울과 부경의 쟁쟁한 3세 슈퍼루키들 사이에서 경쟁을 펼친 경마 여제 김혜선 기수와 ‘글로벌히트’는 치열한 접전 끝에 2관왕을 차지했다.
이 기세를 몰아 ‘글로벌히트’는 한국경마 최고의 무대 ‘코리아컵(IG3)’유일한 3세마로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9월 10일, 세계적 수준의 경주마들 사이에서 ‘글로벌히트’가 히트를 이어갈지 경마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누가 누가 잘했나, 야간경마 성적표 ... 폭염도 두렵지 않다
유난히 무더웠던 2023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휩쓴 경주로위에 구슬땀 흘리며 눈부신 성적을 기록한 주인공들을 살펴본다.
먼저 기수 중에서는 부경의 다실바 기수가 야간경마 시즌 54전 13승, 2위 8회를 기록해 다승왕에 오르며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다실바 기수는 앞서 언급한 ‘경기도지사배’에서 ‘즐거운여정’과 함께 우승하는 영광까지 얻었다.
부경의 김영관 조교사가 야간경마 최고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그는 야간경마 기간 중 총 25회의 경주에서 1위 8회, 2위 1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8승을 한 조교사는 서울과 부경에도 여럿이지만, 김영관 조교사는 출전횟수 대비 가장 높은 32%의 승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경마공원의 곽영효 조교사(28회 출전, 1위 8회, 승률 28.6%)가 순위에 올랐다.
끝나지 않은 야간경마 뒷 이야기 ... 경마 여름철 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
야간경마 기간 중 렛츠런파크와 전국의 지사에는 하루 평균 7만 3000여 명이 방문했다. 이는 직전 6주간 평균 6만 7000명의 방문객에 비해 8.6% 증가한 수치다. 무더운 여름철 경마가 국민 레저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간경마 중엔 이변도 속출했다. 서울 야간경마 마지막 날이었던 8월 19일 서울 제7경주에서 출전마 11마리 중 인기순위 9위와 10위였던 ‘위대한군주’와 ‘깡돌이’가 각각 1위,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예상치 못한 말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삼쌍승식(1,2,3위를 모두 적중시켜야하는 승식)에서 1만 9000배라는 높은 배당이 기록됐다. 마권발매 최소금액인 100원을 걸었던 한 경마팬은 이를 적중시키며 약 148만원을 환급받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