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두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권과 수신금리 경쟁을 벌이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02억 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1907억 원) 대비 1805억 원(94.7%)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두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사진=미디어펜DB
자산 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의 2분기 순익은 68억 원으로 전년 동기(863억 원)보다 795억 원(92.1%) 급감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105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1763억 원)보다 1658억 원(94.0%)이나 줄었다.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보다 40.8% 증가한 37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5대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던 OK저축은행도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OK저축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59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4억 원(60.5%) 줄었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535억 원으로 전년 동기(670억 원)보다 135억 원(20.1%) 감소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줄어든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며 “다만 상반기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대손 충당금 일부가 환입되면서 추가적인 순이익 하락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7.3%(93억 원) 감소한 15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23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54.1% 쪼그라들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분기 17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5대 저축은행 중 손실폭이 가장 컸다. 페퍼저축은행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상반기 누적 기준 429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이는 전년보다 726억 원이나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2분기 105억 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에는 1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2분기 실적이 더 악화한 것이다. 2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적자를 면했다. 다만 전년 동기보다 338억 원이나 순이익이 줄었다.
회사별 2분기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SBI저축은행 15조5743억 원 △OK저축은행 14조5738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 8조6111억 원 △웰컴저축은행 6조7026억 원 △페퍼저축은행 6조3861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올리면서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최대 연 6%대 예금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과 수신 경쟁을 벌여왔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이들 5개사가 2분기에 지출한 이자비용은 총 5063억 원으로 전년 동기(2391억 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는 올랐는데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의 변동과 상관없이 법정최고금리(연 20%) 상한선이 적용돼 예대마진이 축소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또 경기침체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