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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흥행에 선방한 인뱅…금감원 '현장점검' 받는다

2023-09-04 11:0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2분기에도 흥행에 성공하며 올 상반기 호실적을 보였다. 카뱅과 케뱅은 주택담보대출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인 게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토뱅도 신용대출의 안정적인 성장 덕분에 손실 규모를 대폭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7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2억원 대비 약 3.8배 성장했다. 업계 1위 카뱅은 48.5% 급증한 183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순항했다. 순이자마진(NIM) 감소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 주담대 확대와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을 늘리면서 역대 최고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2분기에도 흥행에 성공하며 올 상반기 호실적을 보였다./사진=각사 제공



특히 여신잔액의 경우 △신용 △마이너스 △전월세 △주담대 △개인사업자 등에서 모두 증가했는데, 주담대 잔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분기 기준 주담대 잔액은 약 5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분기 2조 4000억원 대비 약 3조원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잔액이 1분기 3조 5000억원에서 2분기 3조 9184억원으로 소폭 늘어난 것에 견주면 주담대의 공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케뱅은 외형 확대와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힘입어 25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9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지난해 상반기 457억원에 견주면 45% 급감한 수치이지만, 이는 2분기에 603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새로 적립한 까닭이라는 설명이다.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분기 최대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인데, 분기별 순이익 성적만 놓고 보면 2분기 147억원으로 1분기 104억원 대비 약 41.4% 급증했다. 

케뱅은 2분기 실적 반등 배경으로 안정적인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성장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를 꼽았다. 케뱅은 금리인하 등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2분기에만 약 9000억원의 아담대를 신규 취급했다. 이에 케뱅에서 상반기에 아담대를 받아간 고객의 약 47.1%가 연 3%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토뱅은 순손실 규모를 1243억원에서 384억원까지 대폭 줄였다. 이는 대출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덕분인데, 2분기 말 대출잔액은 약 10조 460억원으로 전년 2분기 4조 3000억원 대비 2.4배 급증했다. 

이에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2분기 260억원에서 올해 2분기 2438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비이자이익도 지난해 2분기 169억원 적자에서 올해 2분기 114억원 적자로 적자 폭을 낮췄다. 

이에 힘입어 토뱅은 오는 3분기부터 분기 흑자를 최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뱅은 출범 후 22개월만인 지난 7월 말 이미 약 1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큰 외부 변수가 없는 한 3분기부터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달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새롭게 시장에 선보여 수익성도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동안 토뱅은 나머지 두 은행과 달리 신용대출 사업만 펼쳐 건전성 리스크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담보대출시장에 본격 뛰어드는 만큼 한층 대출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뱅과 케뱅이 올 상반기 주담대로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들 은행에 본격 현장점검을 시사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이 최근 주담대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가계대출 급증의 주 요인으로 꼽힌 까닭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7일까지 카뱅을, 오는 11∼14일 케뱅을 대상으로 각각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 

당국이 인터넷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대출심사가 전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게 점검 배경으로 거론된다. 주담대의 경우 담보물 평가 서류가 많은데 심사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관련 시스템이 잘 구현되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실제 비대면 대출에 힘입어 두 은행의 주담대 공급액은 크게 늘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두 은행의 상반기 주담대 잔액은 약 5조 4360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이 1조 7408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별로 카뱅이 지난해 말 13조 2960억원에서 6월 말 17조 3220억원으로 30.3%(4조 260억원) 성장했고, 케뱅이 2조 2930억원에서 3조 7000억원으로 61.4%(1조 4070억원) 급증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며 "이런 점도 점검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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