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SK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SK하이닉스의 저돌적인 투자가 AI 열풍과 만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9% 증가한 34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31.9%로 전 분기(24.7%)보다 7.2%포인트 상승해 마이크론(점유율 25%)을 제치고 점유율 2위 자리를 탈환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SK하이닉스의 저돌적인 투자가 AI 열풍과 만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여기에다 삼성전자(41억 달러)와의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8.1%포인트에서 2분기 6.3%포인트로 줄였다. 양사의 D램 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진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반등은 HBM에 ‘베팅’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챗GPT 등 AI 분야의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이 대거 탑재돼 전도유망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HBM3E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HBM3E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함께 각광 받고 있는 HBM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향후 HBM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AI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HBM과 128기가바이트(GB) 이상 서버용 고용량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며 “연초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HBM 수요가 올해와 내년에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가 10년 전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해 AI 애플리케이션이 부상하면서 초기 승자 중 한 업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피하지 못하던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가 지난달 23일 실적 발표를 통해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각각 20%, 30%가량 상회했다고 밝히면서, 엔디비아에 제품을 공급 중인 SK하이닉스의 실적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HBM3를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 역시 HBM 생산에 분투하고 있어 향후 양사의 경쟁도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HBM 생산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