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수출이 줄어드는 데도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역성장을 피하는 '불황형 성장'이 지속돼 정부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무역과 직결돼 수출입이 줄어들면 전체 경제 파이가 작아지는 데다 근본적으로 수출이 회복돼야 경제가 살아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 기준)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 1분기(0.3%)에 이은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지만 0%대 성장세로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 수출보다 수입이 더 감소…경기 침체 국면 지속
수출이 줄어들면 통상 저성장 내지 마이너스 성장이 발생하지만 2분기 상황은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며 외형적으로는 경제가 성장하는 듯 보였다.
이 기간 수출은 0.9% 감소하며 한 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은 증가했으나 석유제품 등이 감소하며 영향을 줬다.
수입은 3.7% 감소해 한 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이는 2020년 2분기(-5.8%)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밖에 소비·투자 지표도 저조했다. 민간소비가 전기대비 0.1% 감소해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정부소비는 2.1% 감소해 민간소비 감소세보다 감소율이 높았다.
투자도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8%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0.5% 증가했다.
특히 수출에 있어서 대중국, 아세안 수출이 20%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경제를 끌어올릴 주요 동인이 부진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 핵심 수출 품목 지원, 수출지역 다변화 촉진
정부는 하반기 내내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경쟁력을 회복해야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출 품목·지역을 다변화하고 수출 인프라를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하반기 중 수출 '플러스' 전환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수출 활성화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을 통해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콘텐츠, 원전 등 유망분야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우선 시스템 반도체 등 첨단반도체 제조공장이 몰려 있는 용인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에 대한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또한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차전지의 경우 2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전지 연구개발(R&D)에 대한 신속 예타를 오는 11월까지 추진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나트륨 배터리 등의 개발을 위한 신규 R&D도 추진한다. 가격이 싸고 수명이 긴 나트륨 이차전지 핵심소재 및 셀 제조기술 개발에는 내년도 예산 26억 원이 투입된다.
이밖에 1조 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 펀드'를 조성하고, 동유럽 체코, 폴란드 등에 원전 수출을 성사시킬 수 있는 세일즈 활동과 금융 지원을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출 지역도 다변화한다. 기존 미국·중국·아세안 중심의 주력 시장에 더해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 등 새로운 전략 시장에서도 현지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이는 수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수출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등 첨단기술 중심의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도전하는 방향으로 정책 지원이 뒤따를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지원방안을 통해 경제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범부처 정책역량을 집중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