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양상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도 보급형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도입하고 있고,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 성능도 향상될 전망이어서 일정 기간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사용량은 총 362.9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보다 49.2%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이 유지한 가운데, 2위도 중국 BYD가 차지해 눈길을 끈다.
CATL의 1~7월 배터리 사용량은 132.9GWh로 전년 동기(86.1GWh) 대비 54.3%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36.6% 차지했다.
BYD는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1% 증가했다. 올해 누적 사용량은 58.1GWh로 시장 점유율 16.0%를 기록했다.
CATL과 BYD의 선전은 중국 내수 시장 확장에 따른 효과다. CATL은 최근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 매출을 자국 내에서 올리고 있다.
전기차도 제조하는 BYD는 중국을 중심으로 일부 오세아니아, 유럽 지역에서 주력 모델인 Atto 3(Yuan plus) 판매가 늘면서 배터리 점유율도 늘렸다.
K-배터리 3사는 1~7월 시장 점유율 23.5%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p) 하락했다. 하지만 3사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월 51.4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3.6GWh) 대비 53.2%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전기차 모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3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이 상승했다.
1~7월 시장 점유율은 14.2%로 전년 동기(13.8%) 대비 0.4%p 상승,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SK온과 삼성SDI는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소폭 하락, 각각 5위와 7위에 올랐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19.0GWh로 전년 동기(16.3GWh) 대비 16.3%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6.7%)보다 1.5%p 하락한 5.2%로 집계됐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0% 증가한 15.0GWh로 조사됐다. 삼성SDI 역시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6%p 하락한 4.1%로 집계됐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며 발전했지만 중국 배터리 약진에 점유율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삼원계 배터리 위주인 국내 3사, LFP 배터리 대응 절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과도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내 업체들이 LFP배터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점유율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지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LFP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삼원계 배터리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상용화를 하지 않은 분야로, K-배터리 3사 모두 기술 개발에 어려움은 없다.
이미 SK온은 올해 초 열린 2023인터배터리에서 LFP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고, 삼성SDI도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늦어도 2025년까지는 LFP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존 LFP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망간을 추가해 에너지밀도를 높 기존 제품의 약점을 극복한 LMFP를 선보였고, SK온 역시 저온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LFP배터리의 약점을 보완했다.
다만 기존 공장들이 삼원계 리튬 배터리 생산 공정인 만큼,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장 확대 등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삼원계 배터리 생산을 유지하면서도 LFP배터리 물량을 추가 생산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울 전망이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나 기존 삼원계 배터리(NCM, NCA)의 성능 향상 및 원가 절감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K-배터리 업계의 포트폴리오 구성은 완성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삼원계 배터리와 LFP배터리 시장으로 이원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기차 성능·가격 다양화에 맞춰 국내 업체들도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