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혐의'로 9일 수원지방검찰청(수원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대표가 11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은으로 검찰에 소환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9시 43분께 조사를 마치고 수원지검 청사를 나와 "예상했던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라며 검찰 수사를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는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들, 도정 관련 이야기로 긴 시간을 보냈다"라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3.9.9./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할 악습"이라며 "그럴 힘으로 경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내고,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치닫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정부가, 또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나머지 조사를 위해 이달 12일 2차 소환 통보를 한 것에 대해 "제가 무슨 힘이 있냐.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냐"며 "오늘 조사를 다 하지 못했다고 다시 소환하겠다고 하니 날짜를 협의해 다섯번째든 여섯번째든 나가겠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던 중 건강 문제를 호소했고, 검찰 조사는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40분께 중단됐다. 이 대표는 오후 7시부터는 조서 열람을 시작했으나, 조서 120쪽 중 40쪽 분량만 확인한 뒤 조서에 서명하지 않고 2시간 40여분 만에 열람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변호를 맡은 박균택 변호사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의 취지가 반영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열람하는 의미가 없었다"라며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변호인 자격으로 연구해봐야 할 듯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지검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이재명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라고 했다.
이어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되었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라며 "검찰은 출석 요구한 12일에 나머지 피의자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