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건강상의 이유로 검찰 조사를 중단한 것을 두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명분 없는 출퇴근쇼이고 사실상의 수사방해"라고 맹공을 폈고, 민주당은 "망신주기식 수사" "정치사냥"이라고 공세를 폈다.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 대표는 지난 9일 10시 18분께 수원지방검찰청(수원지검)에 출석했다.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던 이 대표는 건강 문제를 호소했고, 검찰 조사는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40분께 중단됐다. 이 대표는 오후 7시부터 조서 열람을 시작했으나, 조서 120쪽 중 40쪽 분량만 확인한 뒤 조서에 서명하지 않고 2시간 40여분 만에 열람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명분 없는 출퇴근 단식쇼를 벌이고 건강 이상설을 흘리며 8시간 만에 제멋대로 조사를 중단 시키는 것은 사실상 수사 방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6일 국회 단식투쟁 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주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유 수석대변인은 "조사 도중에는 건강 문제로 '빨리 끝내 달라', '한 차례 더 검찰에 출석해 2회 조사를 받겠다'는 등 특권에 가득한 모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오후 6시 40분 쯤 조사가 중단되기까지 했다"라고 했다.
이어 "게다가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되었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벌써 다섯 번째 검찰 조사임에도 이 대표의 일관된 불성실한 태도와 시간끌기식 조사로 인해 검찰은 12일 재소환을 통보했고, 국민들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쇼를 한번 더 보게 됐다"라고 비꼬았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자발적 단식, 출퇴근 단식이 수사와 재판 지연의 원인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며 "아무리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이재명 경기지사 명의의 방북 요청 공문과 전후 쌍방울의 대북송금 내역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망신주기, 국면 전환에만 혈안이 된 수원지검의 이 대표 소환 조사를 강력 규탄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미 수원지검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봐주기 기소 등 부당한 사법 거래로 범죄 혐의자들을 회유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라며 "야당 대표를 상대로도 강압 수사를 반복하면 없는 사실도 토해낼 거라고 판단한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또 한 번 국면전환용 소환 조사 쇼를 벌이기 위해 시간이라도 끌겠다고 작정한 것인가"라며 "6차 조사, 7차 조사, 설령 100차 조사를 벌인다고 한들 없는 죄가 생겨나지 않는다. 무죄를 유죄로 만들 순 없다"고 강조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 또한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이 대표에게 12일 재출석을 요구한 것과 관련 "추가 소환을 언급한 것 자체가 검찰이 혐의 입증에 실패한 것"이라며 "정치 검찰의 정치 사냥"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