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코로나 상황이 좀 안정되고 나면 기꺼이 한국에 가겠다'고 했다. 외교적으로 풀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겠다."
대통령실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 성사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온 바 없고, 양국 간 구체적인 협의 또한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채널A에 나와 관련 질문에 "올해가 될지 자신이 좀 없지만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이같이 조심스레 언급했다. 방송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기대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조태용 실장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보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먼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리창 총리가 오게 되는데, 이것도 사실 4~5년 못하고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2022.11.15.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조 실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해 "굉장히 회담 분위기도 좋았고, 중국이 우리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사가 아주 분명했다"며 "수년간 못 하고 있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한번 해보자고 하는 의기투합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조 실장은 "특히 한중 관계에서 상호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리 총리가 윤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겹치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윤 대통령을 만나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외부)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며 "한중 관계 발전의 대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또한 리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중국은 남북 화해 협력 추진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계속해서 남북 대화 촉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한국 정부 대외 기조에 대한 중국의 기존 입장은 한치도 바뀐게 없다.
앞서 리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언급했다는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라는 말은 중국 외교부가 밝힌 것이고, 이에 대해 한국측은 "공동 이익과 상호 관심사"라고 다르게 전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서도 한중 양측의 시각 차가 드러난 격이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기존 동북아 구도는 70년째 이어져 왔다. 한중 수교는 31년째이다. 윤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 한중 수교 31년을 기념하고 함께 지역 동반자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