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6경기 만에 힘겹게나마 첫 승리를 신고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조규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후 6번째 경기에서 거둔 첫 승이다. 이전까지 한국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3무 2패에 그쳤는데, 유럽(영국) 원정에서 아시아팀 사우디를 상대로 첫 승 소식을 전했다. 한국은 사우디와 상대 전적에서는 5승 7무 6패로 여전히 조금 뒤진다.
한국에 패한 사우디는 A매치 6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8월 지휘봉을 잡은 후 치른 최근 2경기에서도 모두 졌다.
조규성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의 이날 선발 구성은 앞선 웨일스전과 비교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이동한 홍현석 대신 황희찬이 기용된 것만 달랐고 나머지 10명은 그대로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과 조규성 투톱에 황희찬, 이재성이 좌우 날개를 맡고 중원은 황인범과 박용우가 책임졌다.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포백을 꾸리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 조규성, 황희찬의 연속 슛 시도가 있었다. 전반 6분에는 한국에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정승현과 김승규 골키퍼간 소통이 제대로 안돼 골문 앞에서 사우디에 공을 빼앗길 뻔했다. 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를 김승규가 쫓아가 간신히 걷어냈다.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다시 공세를 폈고 이기제와 손흥민의 슛으로 사우디를 위협했지만 빗나가거나 골키퍼 쪽으로 향했다. 사우디도 만만찮게 반격해왔고, 전반 26분 알 도사리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다. 김승규가 각을 좁히고 나와 슛을 선방했다.
고비를 넘긴 한국이 전반 32분 선제골을 가져왔다. 이재성이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내준 볼을 손흥민이 뒤로 슬쩍 흘렸다. 이 볼을 황인범이 골문 앞으로 패스했는데 상대 수비 맞고 굴절되며 떠올랐고, 좋은 위치를 확보하고 있던 조규성이 머리로 받아넣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 이후 약 10개월 만의 A매치 골로 한국에 리드를 안겼다.
한국에 아쉬운 판정도 있었다. 전반 35분 역습 과정에서 손흥민이 사우디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을 줘야 할 상황으로 보였지만 주심은 아예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번 경기는 비디오판독(VAR)이 없어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한국은 조규성, 황희찬, 황인범의 슛이 잇따랐으나 골문 안으로 향한 볼은 없었다. 전반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황희찬이 드리블 질주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후반 들어 3분만에 손흥민의 패스에 이은 이재성의 슛이 나왔지만 막혔다. 그래도 손흥민과 황희찬의 개인기를 앞세워 찬스를 엮어나갔다. 후반 10분 황희찬의 슛은 골키퍼에게 걸렸고,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의 헤더는 빗나갔다.
사우디는 만회를 위해, 한국은 추가골을 위해 선수 교체를 잇따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23분 조규성과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 문선민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32분에는 이재성 대신 강상우를 투입했다.
양 팀의 공방이 이어졌으나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45분 많이 뛴 손흥민, 황인범을 불러들이고 오현규, 이순민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사우디의 막판 공세가 있었지만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수비와 김승규 골키퍼가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은 후 손흥민(가운데)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