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닥쳤던 소똥구리가 반세기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오는 13일 오후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금강유역환경청과 태안군, 국립공원공단,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을 비롯해 태안군 모항초등학교 학생 및 주민들이 참여한다.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서식하던 소똥구리는 구충제와 농약 남용, 방목식에서 공장식으로 변화된 축산 환경, 농기계 상용화 등 이유로 1960~70년대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절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생태원은 지난 2019년부터 몽골에서 소똥구리 원종을 도입해 생활사, 먹이원, 서식 환경 분석 등 기초생태연구와 최적 사육조건 규명, 인공증식 안내서(매뉴얼) 마련 등 인공증식기술 개발과 야생 적응성 연구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소똥구리 200마리를 증식해 처음으로 국내 자연 환경에 방사하고, 이들 소똥구리가 실제 생태계에서 서식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방사 대상지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현재 한우를 방목하고 있으며, 소똥구리 번식에 유리한 모래 토양으로 구성돼 있다.
방사된 소똥구리가 한우 분변을 활용해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분변을 분해한다면 오염물질 저감, 토양 개량뿐만 아니라 메탄(CH4)가스 분해 등 온실가스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축 분변을 환경친화적으로 처리하는 소똥구리의 전형적인 모습(소똥을 굴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파브르 곤충기나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를 미래세대들이 생태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증식기술을 고도화하고 서식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단계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염풍뎅이와 닻무늬길앞잡이 등 복원을 추진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기반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