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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소똥구리, 반세기 만 등장… 200마리 방사

2023-09-13 14:00 |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닥쳤던 소똥구리가 반세기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국립생태원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오는 13일 오후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금강유역환경청과 태안군, 국립공원공단,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을 비롯해 태안군 모항초등학교 학생 및 주민들이 참여한다.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서식하던 소똥구리는 구충제와 농약 남용, 방목식에서 공장식으로 변화된 축산 환경, 농기계 상용화 등 이유로 1960~70년대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절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생태원은 지난 2019년부터 몽골에서 소똥구리 원종을 도입해 생활사, 먹이원, 서식 환경 분석 등 기초생태연구와 최적 사육조건 규명, 인공증식 안내서(매뉴얼) 마련 등 인공증식기술 개발과 야생 적응성 연구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소똥구리 200마리를 증식해 처음으로 국내 자연 환경에 방사하고, 이들 소똥구리가 실제 생태계에서 서식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방사 대상지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현재 한우를 방목하고 있으며, 소똥구리 번식에 유리한 모래 토양으로 구성돼 있다. 

방사된 소똥구리가 한우 분변을 활용해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분변을 분해한다면 오염물질 저감, 토양 개량뿐만 아니라 메탄(CH4)가스 분해 등 온실가스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축 분변을 환경친화적으로 처리하는 소똥구리의 전형적인 모습(소똥을 굴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파브르 곤충기나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를 미래세대들이 생태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증식기술을 고도화하고 서식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단계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염풍뎅이와 닻무늬길앞잡이 등 복원을 추진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기반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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