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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주담대, 어느 은행서 많이 팔렸나…농협-하나-수협 순

2023-09-14 13:25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인으로 '최장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꼽은 가운데, 이 상품을 가장 많이 취급한 은행이 'NH농협은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상품을 가장 많이 이용한 계층은 40~50대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액은 총 8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인으로 '최장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꼽은 가운데, 이 상품을 가장 많이 취급한 은행이 'NH농협은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상품을 가장 많이 이용한 계층은 40~50대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특히 은행별 신규취급액이 차이를 보였는데 상품을 판매 중인 13개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곳은 농협은행으로 2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점유율 기준 33.7%에 달한다. 

뒤이어 하나은행이 1조 7000억원(20.5%), Sh수협은행 1조 2000억원(14.5%), KB국민은행 1조원(12.0%), IBK기업은행 9000억원(10.8%) 등 상위 5개사가 전체의 91.5%를 차지했다.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상품을 취급 중인 카카오뱅크는 1000억원(1.2%)으로 신한·우리와 동률을 이뤘다.

50년 주담대는 지난해 10월 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까지 광주·수협·JB전북·DGB대구 등 5개 은행만 취급했다. 그러다 7월부터 농협·국민·하나·신한이, 8월에는 기업·BNK부산·BNK경남·우리·카뱅 등이 각각 합류했다. 

올해 기준 상반기 취급액은 1조 5000억원에 불과했는데 7월부터 시중은행이 본격 합류하면서 한달만에 1조 90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달에는 한달 간 4조 8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50대가 상품 주 이용계층으로 나타났다. 40~50대는 올해 8개월간 4조 7000억원을 이용해 점유율 기준 57.1%에 육박했다. 이어 30대 이하가 2조 5000억원으로 전체의 29.9%, 60대 이상이 1조 1000억원으로 12.9%를 각각 차지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7~8월 대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있음에도, 서울을 비롯 일부 경기지역 아파트 시세가 보금자리론 최고 기준치인 9억원을 훨씬 웃돌면서 민간 은행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또 부채 규모가 상당하지만, 50년간 분할상환함으로써 기존 30~40년 주담대 대비 월상환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50년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은행권에 대대적인 구두압박을 펼쳤다. 

은행들도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요건 강화에 나서고 있다. 농협·기업·경남·부산은행은 취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광주·카카오·수협·대구·신한 등은 50년 주담대를 제공하되 연령을 만 34세로 제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50년 주담대를 제공하되 대출만기를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정할 때 만기 40년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전날 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실행할 때 대출만기는 40년으로 가정하고 한도를 산정하도록 규제를 개정했다. 대출자가 실제 50년간 대출원리금을 갚지만, 대출한도는 40년간 갚을 수 있는 만큼만 제공돼 기존 방식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신 20~30대 청년층을 비롯 연금 등 노후 소득이 보장되는 중·장년층 등에게는 현행 만기 50년룰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제도 개선은 7월부터 50년 주담대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한 까닭이다. 당국이 집계한 8월 가계대출은 6조 2000억원 증가해 전달 5조 3000억원 증가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당국 관계자는 "50년만기 주담대는 DSR규제 우회 등 대출상한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 중"이라며 "특히 집단대출·다주택자 등에도 무분별하게 취급돼 가계부채 급증, 투기수요 유입 등 시장 리스크 확대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금감원도 은행권 실태 점검에 나선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2일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수협·카카오·케이 등 주요 주담대 판매 은행들을 점검할 계획이다. 다음달 11일부터 26일까지는 기업·대구·부산·경남·광주·전북·SC제일·토스 등의 대출 규제 준수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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