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에서 연 4%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대규모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에서 연 4%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최근 4%대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부터 '코드 K정기예금' 12개월 이상 금리를 연 3.8%에서 4.0%로 올렸다. 다른 조건 없이 누구나 가입하면 연 4.0%의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최대 가입금액 제한은 없다. 가입기간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연 3.5%, 1년 미만 6개월 이상 금리는 3.9%로 인상했다.
이날 기준 은행연합회가 19개 은행의 금리를 공시한 36개 상품 중 6개 상품이 연 4%대의 최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연 4.0%)'과 'DGB함께예금(연 4.05%)'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연 4.0%)',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연 4.15%)',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4.1%)',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등이다.
기준금리(연 3.5%) 수준에 머물렀던 5대 시중은행의 최고금리도 연 4%대 문턱에 올라섰다. 대표적으로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3.85%의 최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연 3.88%)'%,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3.90%)'의 최고금리도 연 4%대 문턱을 바라보고 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또 다시 오르는 것은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과 올 하반기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이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 9월 이후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의 규모는 118조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지난해 9월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자 수신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10월~12월 예금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연 4%를 웃돌았다.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수신금리 경쟁을 경계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말 금융시장점검회의에서 "미국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대두되는 등 금융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가계대출 확대·고금리 특판예금 취급 등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