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가 '개 식용 금지'를 위한 입법화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에 힘을 실었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역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자”라고 호응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개 식용 금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당의 국회의원 42명이 이미 개 식용 금지에 대한 모임하고 있고 일부 의원들도 발의했다"라고 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지난 13일 당 차원의 개 식용 금지 입법 추진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 식용 금지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라며 '김건희법'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지난 3월 13일 한남동 관저에서 반려견과 휴식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박 정책위의장은 "지난 8월에는 여야 의원 44명이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발족시키기도 했다"라며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야당 의원님들의 대승적인 협력을 바란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개 식용 금지 법안을 ‘김건희법’으로 명명하며 입법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달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불법 개 식용은 절대 없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정기국회 내 입법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개 농장과 음식점의 업종 변환을 지원하겠다"라며 "21대 국회에서 개 식용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김 부의장은 "정부·여당에 제안한다"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농해수위 법안심사를 통해서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85%는 개 식용을 하지 않으며 56%는 개고기 금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 출범한 개식용문제논의를 위한 위원회에서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다만 업계와 종사자들의 업종전환과 보상문제에 대해서 이견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 된 개 식용 금지 관련 법안은 총 9건이다.
이헌승·안병길 국민의힘 의원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각각 '개식용 금지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또한 이헌승·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도 있다. 박홍근·이용빈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를 가축의 정의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도 있다. 모두 개 식용 금지를 위한 법안이다.
아울러 여야 의원들모임이 발의한 '개 식용 종식 촉구 결의안'에 따르면 여야는 올 10월까지 이해당사자 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연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개고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은 풀어야할 숙제다. 여야 모두 입법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보상 대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개 식용 금지 법안'은 이르면 9월 정기국회 내에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