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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미국과의 '이중과세' 족쇄 풀렸다 투자 가속도 붙을 듯

2023-09-17 17:24 | 성동규 기자 | dongkuri@mediapen.com
[미디어펜=성동규 기자]대만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투자 장애물로 꼽히는 이중과세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어서다. 

미국 성조기와 대만의 국기./사진=연합뉴스 제공



17일 대만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위원회 27명의 만장일치로 '미국·대만 신속 이중과세 감면법안'(U.S.-Taiwan ExpeditedDouble Tax Relief Act)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대만 기업들의 원천소득 및 이자, 로열티에 부과돼 온 30%의 세율을 10%로 조정하고 배당금을 미국에서 본국으로 송금할 때 적용하는 세율도 15%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 진출 및 투자하는 대만 기업과 주재 직원의 세 부담이 줄어들게 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를 비롯한 대만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대만언론은 내다봤다.

이번 협약이 미국이 자국 내국세법에 894A조의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타국이 체결한 이중과세 방지 업무 협약과 유사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올해 7월 '대만 조세협정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를 통해 대만과 조세 협정 체결에 나서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미국으로선 지난해 8월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법(CHIPS Act)의 발효로 미국에 대한 대만 투자가 급증하면서 세무 문제가 다급해졌다.

실제 TSMC에 화학약품을 공급하는 대만 리창룽(LCY)그룹도 미국에 새 공장을 지으려다가 이런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은 자국의 세법을 수정하는 방식을 채택해 이중과세 문제를 빠른 해결에 나선 것이라고 대만언론이 전했다.

대만 기업들은 그동안 미국 사업을 전개하면서 미국과 대만 양국에 각각 세금을 납부 해왔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들과 모두 조세 조약을 맺고 있지만, 중국이 자국 영토로 여기는 대만과는 별도의 조약도 맺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만 기업들이 미국에서 내는 실효세율은 51%로 각각 40.5%인 한국과 호주, 37%인 중국에 비해 크게 높아 차이잉원 정부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한편, 대만 재정부는 이미 미국과 여러 차례 온·오프라인 회담을 했으며 미국이 현재 국내법 수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만은 '세금징수법'에 따라 미국과의 이중과세 협약 관련 체결 논의에 착수한 후 추후 행정원에 보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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