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TV 시장이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이크로 LED를 필두로 초대형 스크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낮은 수율과 높은 생산 단가로 인해 ‘대중화’가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이크로 LED’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마이크로 LED는 픽셀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LED를 의미한다. 이는 기존 미니 LED램프 크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더욱 세밀한 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
IFA 2023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초대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활용한 새로운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스마트싱스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LED는 백라이트와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완전블랙을 표현할 수 있다. 또 OLED와 달리 무기물로 구성돼 OLED의 단점인 ‘번인(화면 잔상)’ 현상에서 자유롭고, LED 모듈을 블록처럼 추가하면 돼 큰 화면을 구현하기 쉽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처음으로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더 월’을 출시한 후 꾸준히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110형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였고, 현재 146·182·219형을 추가 확대해 판매 중이다.
또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2023(국제가전박람회)에서는 76·89·101·114·140형 5가지 초대형 마이크로LED를 전시하며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IFA에서 “향후 마이크로 LED가 미래 전략 디스플레이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마이크로 LED를 모든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단점과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큰 TV를 가진 사람은 다음에 더 큰 TV를 원한다는 니즈가 이미 확인됐다”며 “큰 것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초대형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역시 마이크로 LED 브랜드인 ‘LG 매그니트’의 사업 영역을 비즈니스 부분에서 가정용으로 확대하며 마이크로 LED 시장을 공략 중이다.
LG전자가 집에서도 초대형 화면으로 프리미엄 홈 시네마를 즐기고 싶은 고객을 위한 118형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 신제품을 출시한다. 사진은 LG 매그니트가 집 안 공간에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IFA에서 136인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전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개최된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2023’에 참석해 118형 ‘LG 매그니트’ 마이크로 LED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118형(대각선 길이 약 3m) 크기의 화면에 4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하고, 화면 좌우에 스피커를 탑재해 최대 4.2채널 입체음향에 50와트(W) 출력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북미를 시작으로 한국 등 글로벌 국가에 순차 출시된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전무)는 “압도적 화질과 차별화된 기술력의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로 고객에게 새로운 홈 시네마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디스플레이 분야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마이크로 LED 시장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 역시 “한 대를 팔아도 65인치보다는 83인치, 77인치보다는 97인치를 파는 게 더 낫다”며 “초대형 시장에 대한 준비는 계속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 LED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연평균 136%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낮은 수율과 까다로운 설치, 높은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출시한 마이크로 LED 110형 가격은 1억7000만원 수준으로, 일반 TV 가격의 30~50배 이상 비싸다. 초소형 LED 칩을 기판에 촘촘히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TV보다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 LED의 대중화를 위해선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가정에 마이크로 LED가 설치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해당 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