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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열분해 핵심은 지속가능성…"시멘트 아닌 자원순환업계로 되돌려야"

2023-09-19 13:43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부산 연제구)은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폐기물 열분해 산업 육성 및 자원순환업 균형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이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산업부문의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해결책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열분해 산업의 육성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자원순환 문제의 현주소와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자 마련됐다.

첫 번째 발표는 서명원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가 '열분해 산업의 현 주소와 문제점 및 육성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 교수는 "2023년 7월은 세계 평균 기온이 섭씨 16.9도로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다"며 "기후위기가 체감을 넘어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주환 의원은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폐기물 열분해 산업 육성 및 자원순환업 균형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이하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조성준 기자



서 교수는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도 열분해 기술 육성에 나섰지만 독일 등 친환경 선진국의 사례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89번째로 대량생산소비의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전 과정에서 폐기물 감량 및 고부가가치 재활용을 확대하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 BASF사가 2018년부터 ChemCycling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독일 및 주요 선진국들은 기후위기 탄소중립 해결책으로 폐플라스틱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EPR(생산자책임제도)라는 제도권 내에서 국민이 배출하는 생활폐기물 수준에서만 열분해 산업이 운영되고 있어 제한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열분해 기술 개발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법률적 제약을 들었다. 

현재 열분해유 및 열분해 시설 관련 법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자원재활용법), 폐기물관리법이 있는데, 열분해유가 석유 유사물질로 석유 및 화학물질 원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위험물안전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적용범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폐플라스틱 수급 체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시멘트 업계가 가연성 폐기물을 싹쓸이해 소각 연료로 사용하는 바람에 자원순환업계에서 재활용을 위한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상을 지적했다.

자원순환 업계는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끌어모으기로 인해 폐플라스틱을 구입해 재활용 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발표를 진행한 민달기 가천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자원순환업 균형 발전 붕괴 우려에 따른 대책방안'을 발표했다.

민 교수는 "현재 국내 폐기물 시장에서 시멘트 제조 공장이 보조 연료로 가연성 폐기물을 사용하는 것이 환경자원순환업 균형 발전을 붕괴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정부의 열분해 산업 육성 정책을 위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가연성 폐기물 물량 배분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관리대상 폐기물량이 증가하고, 전체 폐기물 관리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국은 처리 원칙을 세우고, 공정별·폐기물 별 처리 기준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재활용과 처분 대상 폐기물을 엄격한 구분이 필요하다"면서 "세부적으로는 목적별 재활용에 대한 관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부 등 정부 당국이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CR)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 교수는 "폐플라스틱 공급·수요 예측 기능을 가동해야 하며 필요시 정책안을 유기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해야 한다"며 "정책 변화로 인한 유관 산업의 동태 분석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생산자책임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모든 재활용업자가 재활용지원금을 받는가, 재활용 비용부담의 주체가 생산자인지 소비자인지 등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재활용 비용 부담 및 분담 체계를 공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은 이승희(경기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호은 과장(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김경민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박현서 소장(열환경기술연구소), 김진만 교수(공주대 그린스마트건축공학과), 배재근 교수(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장기석 전무(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박승환 회장  (한국순환자원열분해협회)이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싹쓸이에 따른 자원순환 업계의 물량 고갈 문제 등 폐기물 배분 문제가 주로 토의됐다.

토론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멘트 업계가 시장에 들어오면서 자원순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장기석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전무는 "토론회까지 오는데 3년 반이 걸렸다. 그동안 시멘트 업계와 물질재활용 화학적재활용 업계 등과 갈등이 있어서 정부와 국회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해왔으나 지금까지 걸렸다"고 말했다.

장 전무는 "연간 400만톤의 폐플라스틱이 필요한데 현재 100만톤밖에 수급못해서 폐플라스틱을 사와야 하는 수급불안 상황"이라며 "순환자원 배분이 이뤄져야하는데 불균형 상황이며, 시멘트 공장들의 개입으로 지난 2019년 130만톤, 2022년 230만톤의 폐플라스틱이 시멘트 업계로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멘트업계로의 폐기물 블랙홀 현상 원인 해소하려면 쿼터제를 적용해 반입량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재활용 폐기물 종류에 제한을 두고, 성분 등 구체적인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시멘트공장이 폐기물을 사용할 때 환경기준을 자율이 아닌 규정에 따라 시행해달라"며 "시멘트업계와 자원순환업계가 상생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3자 협의체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자원순환업계, 시멘트업계는 20일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첫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김호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과장은 "환경부가 자원순환업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시멘트 업계의 가연성 폐기물 사용량은 급증했다. 지난 3년 동안 가연성 폐기물 발생량은 연평균 9.3% 증가했으며, 이 중 재활용량은 10.4%, 소각량은 6.0% 증가했다. 특히 시멘트 소성로의 가연성 폐기물 처리량은 연평균 28.1% 증가해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싹쓸이 현상이 사실로 확인됐다.

환경부 측은 폐기물 분리수거 강화, 선별 고도화 등 공급물량 확대·조정 장치를 마련하고,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처리 환경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주환 의원은 "환경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20년 0.1%에 머물러 있는 열분해 비중을 2030년 10%까지 높혀 2050 탄소중립에 활용할 계획인 만큼, 폐기물 선순환 생태계 구축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며 "토론회를 계기로 열분해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 계획과 체계적인 관리 방안, 그리고 현안 해결을 위한 의지 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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