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이균용 대법원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에서 충돌했다. 여당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현 사법부를 정상화할 적임자라고 옹호한 반면 야당은 재산·가족특혜 등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하라고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비상장주식을 신고하지 않은 행위를 '재산 은닉'이라며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와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처가 소유 비상장주식이 10억원 정도다. 그간 법관을 하면서 이 부분을 재산 등록에서 누락했다"라며 "비상장주식을 통해 소득이 계속 창출된다. 이번에 후보자에 지명되지 않았으면 신고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지 않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 의원은 특히 이 후보자가 우석재 전 안성시장에 대해 재산신고 누락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하며 "법원에서도 재산신고를 안 하면 징계 대상이 되고 해임까지 할 수 있다"라고 따져 물었다.
야당 간사인 박용진 의원은 "10억원이나 되는 비상장주식을 어떻게 신고하는지 몰랐다고 얘기하는 게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나"라며 "10억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이에 대해 무감하게 살았다는 말씀은 돈 1억원도 갖고 있지 못한 청년들 가슴에 못질한 것이다. 자진해서 후보자를 사퇴할 의향이 있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장기간 외국에서 생활한 이 후보자 자녀들의 현지 계좌 내역이 재산 신고 목록에서 통째로 누락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동용 의원은 "법관이 된 후에 자녀의 해외 계좌를 신고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자녀의 해외 계좌를 공개했다"라며 "후보자 배우자가 매년 1000만원 이상의 돈을 장녀 해외 계좌에 송금했는데 이 부분을 재산 신고에서 뺐다. 장녀 예금이 계속 증가했고 증여세 탈루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000년도에 증여 받은 비상장주식에 대해 당시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며 엄호에 나섰다. 또 야당이 주장하는 잣대를 적용하면 이전 문재인 정부 인사들도 해임 돼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우석재 전 안성시장 사건은 당선을 목적으로 본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허위 신고해 허위 사실 공표죄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것"이라며 "후보자의 일부 재산 누락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청문회 때 억대 채무를 신고하지 않았고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굉장히 간 큰 후보자"라며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은 재산 탈루를 많이 했다. 지금 야당 위원들이 얘기하시는 이런 잣대로라면 이분들도 다 해임돼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비상장주식은 2000년도에 처남으로부터 후보자와 배우자, 자녀들이 증여받은 것"이라며 "그 당시 1000만원 미만의 증권과 비상장주식은 등록 대상이 아니었다. 2020년 들어 등록 대상이 주식평가액으로 바뀌고 계산해서 합치면 10억원 상당이라는데 등록을 안 했다고 해서 후보자에게 어떤 유리한 점이 있겠나"라고 엄호에 나섰다.
정 의원은 자녀 해외 계좌 누락에 대해 "재산신고할 때 가족들의 예금 계좌같은 경우는 자동으로 통보되는데 해외 계좌는 자동으로 통보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해외 계좌가 누락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자녀들이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소득이 얼마인지 파악해서 법에 맞춰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학생 과정이라 생각하고 별다른 재산이 있다고 인식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자녀 재산 증가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로 외국이 전부 폐쇄돼 국내에 일시적으로 있으면서 연주 활동을 하면서 소득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