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3연패를 향한 첫 발걸음이 가볍다 못해 날아올랐다. 무려 9골을 터뜨리며 쿠웨이트 골문을 초토화시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19일 중국 진화시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했다. 정우영이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조영욱이 2골을 넣는 등 6명이 골 퍼레이드를 벌였디.
정우영(가운데)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정우영은 해트트릭으로 쿠웨이트 대파에 앞장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3일 공식 개막하지만 종목의 특성상 축구가 이날 조별 예선경기를 먼저 시작했는데, 한국 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 황선홍호가 쾌승으로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 경기 승리로 한국은 처음부터 E조 선두로 나섰다. 앞서 열린 E조 또다른 경기에서는 바레인과 태국이 1-1로 비겼다. 한국이 승점 3점으로 1위, 바레인과 태국(이상 승점 1점)이 공동 2위, 쿠웨이트(1패)가 4위로 출발했다.
이번 대회는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이고 조 1, 2위 12팀과 조 3위 가운데 상위 4개팀이 16강 토너먼트로 진출한다. 앞서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땄던 한국은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한국은 조영욱(김천상무),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고영준(포항스틸러스), 엄원상(울산현대), 백승호(전북현대). 정호연(광주FC),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박진섭(전북현대), 이한범(미트윌란), 황재원(대구FC), 그리고 골키퍼 이광연(강원FC)이 선발 출전했다..
우승 후보 한국이 기량 면에서 쿠웨이트를 압도하면서 소나기골이 쏟아졌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정우영이 첫 골을 터뜨렸다. 정우영은 조영욱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기회를 만들어가다가 상대 수비 발 맞고 나온 볼을 차 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조영욱이 골을 넣은 후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조영욱은 김천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일찍 한국축구의 매운맛을 본 쿠웨이트는 수비 숫자를 늘리며 방어에 급급했지만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쿠웨이트가 중앙에 촘촘한 수비진을 펴자 한국은 좌우 풀백 박규현과 황재원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하며 측면을 통한 공격 전개를 했고, 엄원상과 조영욱은 스피드와 빠른 패스로 수비를 흐트러뜨렸다.
계속 기회를 엿보던 한국은 전반 19분 조영욱의 골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엄원상이 결정적 찬스를 잡아 때린 슛이 골키퍼를 스치며 골대 맞고 나오자 조영욱이 재차 강슛을 때려 골을 터뜨렸다.
2골을 얻어맞자 쿠웨이트는 반격보다는 추가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6명이 일자로 늘어서는 등 극단적인 전원 수비를 구사했다. 하지만 한국의 가공할 공격력 앞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전반 43분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주장 백승호가 예리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고, 추가시간으로 넘어갈 무렵 정우영이 고영준의 전진패스로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보탰다.
주장 백승호(가운데)가 프리킥 골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을 4-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골의 포문을 연 선수도 정우영이었다. 후반 3분 엄원상의 패스로 만들어진 완벽한 찬스에서 조영욱이 쏜 슛이 골키퍼에게 막히자 정우영이 다시 슛해 기어이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정우영은 이 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5-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쿠웨이트 선수들은 맥이 빠졌고 어떻게든 버텨보려던 수비라인도 허물어졌다. 이렇게 생긴 틈을 한국이 놓치지 않았다. 후반 7분 조영욱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엄원상이 골 맛을 봤다.
6-0이 되자 황선홍 감독은 엄원상, 고영준, 황재원, 정우영을 뻬 쉬게 해주고 홍현석(헨트), 안재준(부천), 박재용(전북), 최준(부산)을 투입해 경기 적응 기회를 줬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어도 경기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29분 조영욱이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팀 7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35분 박재용, 추가시간 안재준 등 교체투입된 멤버들까지 골 퍼레이드에 가담하면서 한국은 9-0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오는 21일 태국, 24일 바레인과 만난다.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오는 21일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은 더 강해진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