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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PF 대출 횡령액 3000억…"알고도 당국 보고 지연"

2023-09-20 14:16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최근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규모가 당초 알려진 560억원이 아닌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 횡령사고에 대해 긴급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 투자금융부 직원이 15년간 PF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사업장에서 77차례에 걸쳐 총 2988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남은행 횡령사고 구조./자료=금융감독원 제공



허위 대출 취급을 통해 횡령액이 1023억원, 서류 위조 등을 통해 대출 원리금 상환 자금을 빼돌린 규모가 196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사고자는 PF대출 차주들이 대출 취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대출 서류를 만들어 거액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대출금은 무단 개설한 계좌나 가족·지인 명의 계좌 등에 이체했다.

PF대출 차주(16개 시행사)가 정상 납입한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도 지인·가족 명의 법인에 빼돌렸다. 자신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시행사 대출계좌로 송금시킨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른 경남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씨는 거액의 횡령 자금을 골드바나 부동산 매입, 골프·피트니스 회원 구매, 자녀 유학비,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지주 및 경남은행은 모두 사고자와 관련한 금융사고 정황을 4월초경에 인지했으나 경남은행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체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 앞 보고를 지연했다. 이후 7월말경에서야 경남은행에 대한 자체검사에 착수해 사고 초기대응이 지연됐다.

금감원은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위험관리 및 업무실태 점검 소홀 등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통할 기능이 미작동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에서는 자회사에 대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업무를 지주회사의 업무로 명시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서면)점검을 실시하면서도 경남은행의 지주 편입 이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고경남은행에 대한 지주 자체검사의 경우에도 현물 점검 외 본점 사고예방 검사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PF대출 업무 관련 대출금 지급 등 여신관리, 직무분리 등 인사관리, 사후점검 등 내부통제 절차가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대출금 지급 시 대출약정서에 명시된 정당계좌를 통해서만 대출금이 지급되도록 통제하는 절차가 없었고 대출 상환시 업무처리 절차를 규정하지 않았으며, 대출 실행 또는 상환시 해당 내용에 대한 차주 통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 사고자가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하고, 본인이 취급한 PF대출에 대해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하는 등 직무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고위험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사후관리 업무에 대한 명령휴가는 한 번도 실시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횡령 금액의 사용처를 추가 확인하고, 검사결과 확인된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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