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연준은 그러나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긴축 기조를 당분간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시장은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FOMC 결과가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현지시간) 연준은 전날부터 진행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6월 한 차례 금리 동결 이후 두 번째 금리 동결 결정이다.
연준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상 경제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어 왔고, 일자리 창출은 최근 몇 달간 둔화했지만 여전히 견조하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력이 있다”면서도 “가계와 기업들을 위한 더 엄격한 신용 조건은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동결 배경에 대해서는 “FOMC는 최대의 고용과 장기적으로 2%의 물가상승률을 추구한다”면서 “이 같은 목표들을 지지하기 위해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및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아직은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에 도달했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당분간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즉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6월엔 금리를 동결했다. 직전인 7월에는 다시 0.25% 포인트 상향 조정해 기준금리를 2001년 이후 2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설정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공개된 내년 정책금리(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5.1%로 6월(4.6%)보다 0.50%포인트(p) 높아졌다.
내년에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겠지만, 당초 예상보다 시점이 더 늦거나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상보다 매파적인 점도표 상향 조정으로 금리는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22% 떨어진 3만4440.88에, 우량주 위주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는 0.94% 내린 4402.20에,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은 1.53% 내린 1만3469.13에 장을 끝마쳤다.
국내 증시 역시 하락 출발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559.74)보다 14.93포인트(0.58%) 내린 2544.81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2.72)보다 7.20포인트(0.80%) 하락한 875.52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0.1원)보다 2.4원 오른 1332.5원에 개장했다.
증권가에서는 9월 FOMC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지영 연구원은 “FOMC 이후 나스닥을 중심으로 급락하긴 했으나 향후 시장은 주가 측면에서 중립 수준으로 소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24년 점도표 상 위원들 사이의 편차가 확대된 상태라는 점, 연준의 점도표는 상향 편의 경향이 있으며 후행적으로 바뀌는 가변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9월 FOMC에 대한 총평은 금융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면서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처럼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정점, 즉 종착역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지만 종착역에 머무는 시간 역시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