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지난 20일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졌다. 자회사 매각에 나섰지만 실적 흐름도 아직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최근 불거진 여러 악재들로 곤경에 처했다. /사진=다올투자증권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에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공시에서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지분 7.07%를 들고 있다. 부인 최순자 씨와 법인 순수에셋의 지분 6.4%, 0.87%까지 합치면 총 14.34%를 보유 중이다. 이는 25.2%를 보유 중인 이병철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율이다.
고등학교 물리교사 출신으로 알려진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가 된 경위는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른바 '한국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을 매집하며 2대주주에 등극한 것이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김 대표는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기재했다. 지난 7월경 한 차례 경영권분쟁 가능성이 점쳐졌을 때에도 김 대표는 부인했다.
물론 지금도 김 대표는 경영권 인수 등에 대한 추측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앞으로 주주로서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취지에서 보유목적을 변경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령 김 대표가 경영권 분쟁을 시야에 넣고 있다 해도, 아직은 1‧2대 주주간의 지분율 차이가 작지 않기 때문에 당장 분쟁이 시작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를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영권분쟁 사실이 부각되면 주가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날 오후 현재 다올투자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1% 정도 하락세다.
또 다른 악재라면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약 2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약 79억원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증가 등에 직격탄을 맞은 양상이다.
고육지책으로 현재 계열사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 매각에 이어 최근엔 다올신용정보 대주주 변경이 가결됐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지난 3월 말 기준 우발부채 규모는 3343억원(자본 대비 비중 43.6%)으로 집계됐으며, 계열사 매각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유동성 확충에 나섰지만 여전히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 모습이다.
태국 현지법인까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현지법인 다올타일랜드에서 주가조작 사건이 발생해 잡음이 생겨난 모습이다. 국내 복수 매체들이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하며 송고한 보도에 따르면,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18년 말 태국 대체투자시장(MAI)에 상장된 타이엔거홀딩(TIGER)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다올타일랜드 대표 등 4명을 형사고발한 상태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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