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실은 20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보다 러시아를 먼저 언급한 것에 대해 "민족 공조를 해서 어떤 짓을 하든, 북한을 맨 앞자리에 불러줘야 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순서를 특정해서 의식적으로 말한 것 같진 않고, 원고에 '러북'이라고 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나 법치, 인권 가치에 대해서 협력하고 한국과 진정으로 협력하느냐가 일차적인 기준이고 그 다음에 주변 4강의 그동안 동맹 역사에 따라 부르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정부가 정해놓은 원칙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사진=대통령실 제공
다만 그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에게 러시아와 협력하면서 더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락이었기 때문에 북한이 뒷자리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거래를 방지할 실효적 방안에 대해 "유엔 제재 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북한 인사들을 버젓이 러시아가 국경 안으로 받아들인 것을 보더라도, 당사자들이 철저히 지키지 않는 한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 미국을 포함해 우방국이 정보공유를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 행동으로 나서는 것을 앞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15분 분량의 연설에서 너무 많은 메시지를 발설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게 편의를 봐주거나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 제외한 건 아니다"라며 "중국과는 여러모로 안보 문제와 관계 없이 필요한 소통과 신뢰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