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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 확정… '날치기 행정' 지적

2023-09-21 15:54 |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달 4일 금강·영산강 보 해체 취소 결정에 따른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이 21일 확정됐다. 해당 변경안은 보 해체, 상시 개방 등 4대강 보 처리방안 과제가 삭제되고 '자연성 회복' 등 일부 용어 등이 변경됐는데, 보 해체를 지지하는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반면 환경부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4일 의결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취소 결정 후속조치로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2030)을 변경해 오는 25일 공고한다고 밝혔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물관리기본법' 제27조에 따라 환경부 장관이 수립하는 물관리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이번에 변경된 물관리기본계획은 지난 18~20일 물관리위원회 서면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 위원회는 한강·낙동강 11개 보 처리방안 마련과 금강·영산강 5개 보 자연성 회복 추진 등 4대강 보 처리방안 관련 과제를 물관리계획에서 삭제했다. 또한 '자연성 회복'을 '적정성 및 지속가능성 제고'로, '강'을 '하천'으로, '인공구조물'을 '하천시설'로 변경하는 등 일부 용어를 수정하고 비법정용어는 법정용어로 대체했다.

이와 함께 댐·보·하굿둑 과학적 연계 운영과 4대강 유역 전반에 대한 수량·수질·수생태 등 충분한 객관적 데이터 축적, 다각적 녹조발생 원인분석 및 저감대책 마련·추진 등 보 처리방안 취소 결정 시 위원회가 제안한 과제를 추가 반영했다. 

환경단체는 법적 절차에 따르지 않고 충분한 논의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계획 변경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물관리기본법 제27조에 따라 물관리계획 수립일로부터 5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국가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번 계획 변경은 지난 2021년 물관리계획 수립 후 단 2년 만에 이뤄졌기 때문에 법적 근거와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원회가 이번 변경안을 통해 삭제한 내용들은 물관리기본법 제정 이후 약 3년 동안 전문가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된 내용"이라며 "지난 7월 20일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한 달 남짓한 시간에 계획 변경(안)에 동의하고, 공청회 개최 등을 급하게 강행했다"면서 이번 2기 위원회가 지난 위원회만큼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대한 충분한 연구나 논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환경부가 감사원 발표에 따른 보 존치 결정 이후 이날 기본계획 변경안 확정까지 두 달 만에 속전속결로 모든 절차를 끝낸 데 대해 '날치기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위원회와 환경부는 해당 계획 변경을 위해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지난 5일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당초 지난달 2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1시간 넘게 이어진 환경단체의 단상 점거로 인해 무산됐다. 

이날 단상을 점거한 한국환경회의는 "하천 자연성 회복은 미국과 유럽 여러 선진국 등이 지향하고 추진하고 있는 전 지구적 정책 방향임에도, 우리나라는 전 정부 정책은 무조건 뒤집고 보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병적인 억지로 역진하고 있다"며 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5일 열린 공청회도 환경단체 점거로 1시간가량 지연됐고, 점거가 계속되자 경찰은 5명을 체포하는 등 강제해산 시켰다. 이날 공청회는 25일 무산된 이후 기본계획안 변경 없이 동일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배덕효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최종적으로 국가물관리계획 수정안을 마련할 때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환경부 역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공청회 개최 등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하기 위한 법정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일반 국민과 관계 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했다"고 강조했다.

한화진 장관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을 계기로 4대강 보에 대한 비효율적인 논쟁을 종식하고, 기후위기 시대 극한 홍수·가뭄 등 물 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춰 과학에 기반한 물관리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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